삶의 매 순간을 함께하는 담배는 흡연자에게 연인 같은 존재다. 하지만 헤어짐을 결심했다면 마음먹은 순간부터 매몰차게 돌아서야 한다. 정이 떨어지면 이별은 한결 수월해진다. 사실은 그(담배)가 얼마나 나빴는지, 당신에게 얼마나 해로운 존재였는지 진실과 마주해 보자. 당신의 이별을 돕고자 나라별 금연 광고를 소개한다.
◇우리나라
'당신의 인생이 끝나기 전에, 죽음의 게임을 끝내십시오.' 지난해 6월 보건복지부가 라는 제목으로 공개한 극장'SNS용 금연 광고에 등장한 문구다. '죽음의 게임'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나라 금연 광고가 예전보다 적나라해졌다. 담배 유해 물질이 뇌를 공격하는 모습을 게임에 비유했고, 광고 속에서 뇌는 흡연 때문에 조금씩 파괴되다가 결국 부서진다. 흡연이 뇌졸중 발병률을 3배 증가시키니 빨리 담배를 끊으라는 뜻이다.
첫 광고가 뇌를 공격하는 담배를 다뤘다면 10월 공개된 두 번째 광고 편은 폐를 목표물로 잡았다. 집 밖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며 담배 연기를 깊이 들이마시던 남성은 곧 초췌한 모습으로 가쁜 숨을 내뱉는 환자로 변한다. 광고는 '들이마시고 내뱉는 흡연의 쾌감이 들이마시고 내뱉는 호흡의 고통이 됐습니다'고 말하며 흡연의 폐해를 가감 없이 전한다.
인쇄 광고도 강렬하다. 폐와 뇌가 직접 담배를 피우는 사진은 과거 우리나라 흡연 광고에서 보기 드물 정도로 자극적이다. 두 편의 강도 높은 금연 광고를 제작한 보건복지부 측은 "폐암은 흡연을 떠올리면 쉽게 연상되는 질병이지만 너무 많이 알려져 오히려 흡연자들에게 경각심을 일으키기 어려운 질병이기도 하다"며 "폐암 환자가 겪는 고통은 생각만큼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점에 착안해 이 광고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영국
영국은 흡연의 폐해를 직접 고발하는 금연 광고를 해마다 내놓고 있다. 지난해 영국 공중보건국(PHE: Public Health England)이 '모든 담배는 당신의 몸 안팎을 썩게 한다'라는 문구를 넣어 만든 금연 광고는 끔찍하기까지 하다.
이번 광고의 타겟은 롤업 담배(흡연자가 말아서 피우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 담배 회사에서 제조한 기존 담배만큼 롤업 담배도 건강에 해롭다는 것을 경고하는 것이 목적이다. 공중보건국에 따르면 전체 영국 남성 흡연자 중 롤업 담배를 피우는 남성은 1990년 18%에서 2013년 40%로 뛰어올랐다. 롤업 담배로 흡연하는 영국 여성도 같은 기간 2%에서 23%로 증가했다. 공중보건국 의료 수석인 셀리 데이비스 교수는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많은 흡연자가 그 위험성을 알지 못한 채 롤업 담배를 피우고 있다. 우리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롤업 담배가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착각이다. 세상에 안전한 담배는 없다"고 지적했다.
◇칠레·호주·독일
칠레의 암 예방 단체는 담배 연기에 둘러싸여 고통받는 아이의 사진을 이용해 '담배는 자살이 아니라 살인'이라고 흡연자를 위협한다. 또 호주 정부는 '금연 1주, 입맛이 돌아옴' '금연 석 달, 폐 기능이 30% 정상화됨' 등 문구를 사용, 금연 기간별로 얻을 수 있는 장점을 신체 부위별로 상세히 설명해 담배를 끊으라고 종용한다.
재밌는 비유로 공공장소에서 흡연하는 이들을 꼬집는 광고도 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보건부가 2013년 내놓은 금연 광고 제목은 '사회적 방귀쟁이와 흡연자, 차이가 뭔가요?'다. 광고에서 말하는 방귀쟁이와 흡연자의 공통점은 이렇다. 냄새가 오래 남고, 절대로 내가 했다(방귀를 뀌었다거나 담배를 피웠다거나)고 털어놓지 않으며, 무안한 상황에서만 저지른다는 것이다. 광고는 "공공장소에서 방귀를 뀌는 것만큼 담배를 피우는 것도 말이 안 되는 일"이라며 방귀와 흡연을 비교한다. 황수영 기자 swimmi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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