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당신이 담배를 끊어야 하는 이유

나를 지키고 주변 사람도 행복한 금연

금연을 해야 하는 이유를 꼽자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개인의 건강 문제와 주변 사람들의 핀잔, 여기에 비싸진 담뱃값은 강력한 금연 사유로 꼽힌다. 무엇보다 흡연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2차 피해를 끼친다. 흡연하는 당신이 몰랐을 비흡연자들의 하소연을 소개한다. '집에서 듣는 잔소리 신문에서도 들어야 하나' 할 수 있겠지만 금연이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영향에도 주목해보자. 금연을 마음먹은 당신이 다시 한 번 다짐을 굳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당신의 냄새가 정말 싫어요"

비흡연자들이 겪는 괴로움은 원치 않는 '간접흡연'에 그치지 않는다. 최지혜(24) 씨는 "담배로 인한 '냄새'가 가장 견디기 힘들다"고 말했다. 최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지 6년이 지났지만 한 선생님을 담배 냄새로 기억한다. "담임 선생님이 아침에는 정말 상쾌한 향수 냄새를 풍기며 교실로 들어왔어요. 그런데 오후만 되면 담배에 찌든 냄새가 나서 뭘 물어보고 싶어도 냄새 때문에 가까이 가기가 꺼려졌어요." 이정원(24) 씨도 "가장 최악이 '담배+믹스커피+NO 양치질'이 합쳐졌을 때다"며 "택시를 탔을 때 냄새가 나면 당장 내리고 싶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위험해요"

냄새에 뒤이어 담배로 인한 '위험성'도 지적을 받았다. 담배는 인화성 물질임에도 부주의하게 흡연하는 일부 흡연자들 탓에 비흡연자들이 위협을 느끼는 것이다. 문선우(36) 씨는 "길거리를 걸어가면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은 정말 이해가 안 간다"고 말했다. "여섯 살배기 딸을 데리고 걸어가다 보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을 때가 많아요. 흡연자들은 무심코 담배 든 손을 내리고 걷는데 그게 딱 아이 눈높이거든요. 혹시라도 아이 눈에 불똥이라도 튈까 봐 노심초사예요."

◇"툭하면 한 대, 일이 안 되네"

일하는 동료 사이에서도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의 균열이 있다. 직장인 김소민(28) 씨는 함께 일하는 흡연자 탓에 불편을 겪을 때가 많다. 같이 일하는 동료가 담배 피우러 나가면 일의 흐름이 끊기기 때문이다. 그는 "심하면 한 시간에 세 번도 나가는 사람이 있다"며 "회의가 끊겨 동료들과 눈치로 짜증을 표현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같은 직장 동료 전승훈(29) 씨는 담배로 소외를 겪을 때가 많다. "'남자가 담배도 안 피우냐'며 소외시켜요. 회의할 때는 나오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담배 피우면서 하는 경우도 있어요. 몇몇 동기들은 담배를 피우지 않다가도 상사랑 친해지려고 담배를 피우기 시작하기도 하고요."

◇"한 달 용돈 13만원이나 절약"

경제적 이익은 금연이 가져다주는 또 다른 행복이다. 올해부터는 1갑당 평균 2천원이 올라 2천500원이던 담배가 4천500원이 된다. 하루에 한 갑을 피운다고 해도 한 달이면 13만5천원, 1년이면 무려 162만원이 담배에 소비된다. 담배를 살 돈을 저축하면 헬스장이나 외국어 학원에 등록할 수 있는 금액이다.

◇"흡연자들 갈 곳이 사라져"

금연을 하면 어느 곳에서든 편하게 지낼 수 있다는 점도 금연이 주는 이득 중 하나다. 1월부터 금연구역 대상이 기존 100㎡ 이상에서 면적과 상관없이 전국 60만 개의 모든 음식점으로 확대된다. 일부 운영되던 흡연석도 전면 금지되면서 흡연자들의 설 자리가 좁아졌다. 올해부터 음식점에서 흡연을 하다 적발된 손님에게는 적발 횟수와 상관없이 과태료 10만 원이 부과된다. 일반 담배를 피울 수 없었던 식당'커피점 등에서는 이제 전자담배를 사용하다 적발되더라도 역시 과태료 10만원이 부과된다. 전자담배도 담배사업에 따라 담배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금연 5년 차 박상진(29) 씨는 "담배 끊기를 정말 잘한 것 같다"며 "예전에는 어딜 가든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곳부터 찾았는데 이제는 어디서든 자유롭게 지낼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금연으로 얻을 수 있는 건강 변화

금연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을 따져보면 금연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것이다. 가장 큰 이득은 물론 건강이다. 금연에 성공한 사람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건강이 좋아지는 걸 경험했다"고 입을 모은다. 금연은 담배를 끊는 순간부터 몸에 긍정적인 변화를 준다. 금연 후 신체 반응은 시간별로 다르게 나타난다.

흡연 중단 20분-맥박, 혈압, 손'발 온도가 정상으로 회복된다.

24시간 이내-혈액 속의 산소량이 정상으로 회복되고 혈액 속 일산화탄소 함량이 줄어 정상이 된다.

48시간-냄새, 맛에 대한 감각이 좋아지고 옷과 몸에서 담배 냄새가 사라진다.

3개월~1년-호흡기 감염이 줄어들고 혈액의 모든 구성요소와 세포가 정상으로 돌아온다.

금연 5년 차-심근경색 위험이 비흡연자와 같아지고 폐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흡연자의 절반으로 줄어든다.

김의정 기자 ejkim9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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