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딸은 없지만, 제 어머니, 그리고 아내 모두 여성이지 않습니까. 대구시민의 절반도 여성이지요. 여성의 문제는 바로 나의 문제가 되는 겁니다. 여성문제를 도외시해서는 절대 행복한 대구를 만들 수 없습니다.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 여성이 행복하고 가정이 화목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2015년 새해를 코앞에 두고 만난 권영진 민선 6기 대구시장은 지역 여성 정책에 대한 많은 애정과 관심을 드러냈다. 권 시장은 "여성문제는 특히 서울시 부시장 재직 시절부터 꾸준히 관심을 갖고 고민해 왔던 과제"라며 "시장 후보 시절 내놓은 공약들이 말뿐이 아니라 현실 정책을 통해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여성행복위원회 신설, 여성정책관 도입
권영진 시장은 2015년 새해 여성정책위원회와의 기능을 통합해 여성행복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권 시장은, 3월 중 여성행복위원회를 구성하고 앞으로 실효성 있는 성평등 정책에 대한 실무 협의를 해 나가겠다. 여성이 행복한 정책을 발굴해 내는 것은 물론이고 시행을 위한 공론을 형성하고 협력을 유도해 내는 일까지 원스톱으로 진행하는 통합위원회를 만들겠다는 것. 권 시장은 "여성의 섬세한 감성과 강한 모성애가 대구에 새로운 활력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기회와 마당을 넓히는 데 주력하겠다"고 했다. 여성가족정책관 신설은 이미 민선 6기가 출범하면서 이뤄졌다. 예전 '과' 수준이던 여성 관련 부서를 격상시켜 부시장 직속 '여성가족정책관'을 만든 것이다.
하지만 "여성가족정책관의 직급이 국장급(3급)보다 낮다 보니 각 국의 업무를 조율해 성인지적 관점을 갖도록 하고 성별 영향 평가를 하도록 하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문제점을 여성계와 학계 등에서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권 시장은 "대구의 국장급 정원이 13명으로 정해져 있는 상황에서 어쩔 도리가 없었다"며 "여성정책관 직급은 3.5급으로 국장과 과장급 사이다. 아쉬움은 있지만, 시장이 분명한 실천 의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직급이 크게 문제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재 12%에 불과한 대구시 5급 이상 여성 고위공무원의 비중에 대해서는 "충분한 관심을 갖고 배려하겠다. 앞으로 차차 개선돼 갈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권 시장은 신년 인사에서 여성인 임영숙 씨를 첫 자치행정과장으로 임명해 여성계의 주목을 받았다.
또 대구시는 여성인재 양성 및 여성행정 3.0을 위해 2월부터 여성인재 실태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대구여성 인재풀을 확보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것은 물론이고, 특히 여성 진출이 저조한 건축'도시계획'토목 분야의 여성인재를 적극 발굴한다는 목표다. 여성발전기금도 조성한다. 올해부터 2018년까지 5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청소년, 여성가족업무 넘어서"
여성계에서는 현재 대구시의 여성가족 업무 중 '청소년' 업무가 빠져 있는 것을 아쉬운 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김태일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성가족 업무란 '성평등 실현과 보편적 돌봄체계의 구축'이라는 차원에서 봤을 때, 청소년 업무를 함께 맡아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권영진 시장은 "전문가들의 지적에도 일리가 있지만, '청소년'이라는 시기를 가정 안에서의 돌봄 대상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면서 "학교 교육을 통해 창의적이고 바람직한 인성과 글로벌 마인드를 갖춘 인재로 양성하는 것 역시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이므로 교육의 영역에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라고 답했다. 영'유아기 아동들에 대해서 최근 가정의 영역뿐만이 아니라 '보건'복지' 관점에서의 정책이 강조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청소년 문제 역시 가정과 교육이 함께 투 트랙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해석이다.
대신 권 시장은 "행정적으로는 분야가 나뉘어 있지만 결국은 '행복한 가정'이라는 틀 안에서 여성과 아동, 청소년 문제가 함께 다뤄져야 할 것이므로, 언론에서는 이 모든 영역을 함께 관심을 갖고 다뤄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그 외에 대구시는 2015년 여성이 안전한 환경 조성을 위해 여성가구 안심택배 서비스를 오는 8월부터 다가구 공동주택과 단독주택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시범 운영하고, 여성 폭력 피해자 지원서비스 확대를 위해 기존 1개소였던 원스톱 지원센터를 2개소로 늘린다.
대구여성가족재단의 열악한 여건에 대해서는 무조건적인 지원 확대보다는 '선 역할 증대, 후 지원' 입장을 밝혔다. 권 시장은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도시 조성을 위해 대구여성가족재단의 역할이 크다고 보지만, 현장에서 제시되는 정책과제들을 수행하고 민간 전문가들의 역량을 결집하는 네트워크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는 것이 선행돼야 보다 많은 행정적 지원이 잇따르지 않겠느냐"고 했다.
한윤조 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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