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분 복귀 경북대병원, 진료 정상화 '실마리'

경북대병원 전면파업이 부분파업으로 전환되면서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병원과 노조 간의 갈등은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장성현 기자
경북대병원 전면파업이 부분파업으로 전환되면서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병원과 노조 간의 갈등은 해결의 실마리를 보이지 않고 있다. 장성현 기자

5일 오전 경북대병원 외래진료동. 한 달 넘게 노조원들이 차지하던 로비는 평온을 되찾았다. 노조원들에 밀려 2층으로 옮겼던 외래접수 창구도 모두 제자리로 돌아왔다.

임시 창구가 있던 외래진료동 2층은 '임시수납 창구'라는 안내판만 붙어 있을 뿐 사무집기는 모두 치워졌다. 외래 창구는 한결 여유가 있었고, 응급실도 예전 모습을 회복했다. 그러나 파업 여파가 가시지 않은 입원 병동은 상당수가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상태였다.

천식으로 병원을 찾은 한모(63) 씨는 "갑자기 호흡 곤란이 와서 응급실을 오갔는데 파업 기간이라 입원할 수가 없었다. 이제 미뤄두었던 치료를 받을 생각"이라고 했다.

사상 최장기 전면파업을 기록했던 경북대병원이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다. 부분파업으로 전환하면서 업무 복귀가 속속 이어지고 있다. 파업 참가 노조원들의 복귀로 간호사 근무 형태도 2교대에서 3교대로 회복됐다. 그러나 607병동(소화기'신장내과), 608병동(공용), 507병동(외과), 302병동(정신과), 202서병동(소아과 공용)은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상태다.

병원 측은 5일 현재 54%인 병상 가동률을 주말까지 70%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술 예정일을 앞당기고, 신규 환자들의 입원도 적극 받기로 했다. 응급실 내원 환자가 허가 병상 대비 118%를 기록하고 있어 입원 환자는 계속 늘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단체협상을 둘러싼 병원과 노조 간 대립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숙제다. 전면파업이 끝났지만 노조원 50여 명이 지명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병원 측은 복귀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과 취업규칙 설명회 등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노조의 반발로 중단했다.

업무 복귀 수순을 둘러싼 갈등도 진행 중이다. 노조 측은 파업 노조원들의 즉시 전면 복귀를 주장하지만 병원 측은 의료사고 우려 등을 이유로 점진적 복귀를 고수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경북대병원분회 관계자는 "노조가 40여 명만 간부파업으로 전환해 우선 병원 정상화를 하기로 결단했는데도 병원 측은 안전 운운하며 정상화를 미루고 있다. 병원 측은 노조를 손보겠다는 의도만 앞세우고 본분을 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물밑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노조 측은 병원 측이 직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개정한 취업규칙을 무효화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탈퇴한 노조원들을 대상으로 설득 작업도 펴는 것으로 알려졌다. 탈퇴 노조원 70여 명 중 절반 이상이 재가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대병원 관계자는 "노조가 지명파업 참가자 명단도 공개하지 않고 부분파업을 하는 탓에 인력 운용에 애를 먹고 있다. 만약 간호사 수가 부족한 병동에서 지명파업자가 속출하면 총파업에 맞먹을 정도로 병동 운영에 심각한 지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장성현 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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