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금융 "보신주의 그만" 가능성만 보여줘도 돈 푼다

기술력 中企에 '관계형 금융'…영업력·평판 등 잣대 다변화

새해부터 지역 금융기관과 기업 간의 관계가 깊어지고 있다.

지역 금융기관들이 기술력이 우수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중소기업을 장기적으로 지원하는 '관계형 금융'에 적극 나서면서 얼어붙은 지역경제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관계형 금융은 금융회사가 기업과 거래할 때 신용등급과 재무비율 등 정량적 정보 외에 지속적인 거래, 접촉, 관찰, 현장방문 등으로 얻은 정성적 정보를 토대로 한 금융 서비스다. 대구은행'신용보증기금 등 지역에 본사를 둔 주요 금융기관들은 새해부터 '금융권 보신주의'를 깨뜨릴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여신 심사 때 기술'영업력'평판 같은 정서적 요소도 반영하는 '관계형 금융'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대구은행

대구은행은 지난달 24일 경북테크노파크와 지역 내 우수기술화 사업 및 창조금융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올해부터 본격 지원에 나선다. 이 자리에서 양사는 우수 기술력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보유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역 내 중소기업에 대한 창업생태계 조성과 성장'지원 및 우수기술 사업화, 기술금융 활성화를 위한 상호 인력 및 정보 교류 등 각종 협력 체계를 종합적으로 확립할 것을 협의했다.

대구은행은 1일부터 경북테크노파크가 추천하는 기업에 대한 기술금융 및 비금융 서비스(컨설팅) 지원을 시작했다. 양사는 우수기술 사업화 기업 발굴 및 육성을 위한 상호 협력과 기술금융 창조생태계 조성을 위한 상호 교류, 상호 인력 공유 등에 나섰다.

앞서 지난달 10일에는 대구테크노파크, 대구경북 첨단벤처기업연합회, 송현인베스트먼트와 함께 지역투자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맺었고 지난해 11월에는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대구연구개발특구본부, 대구테크노파크와 함께 대구경북 지역 기술사업화 및 기술투자 촉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9월에는 권영진 대구광역시장, 김선일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장과 함께 창조금융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신용보증기금

지난달 22일 대구로 본사를 옮긴 신용보증기금도 올해부터 유망 서비스기업에 대한 관계형 금융을 적극 실천한다. 1일부터 보증거래 기업의 한국거래소 상장 등을 적극 지원하기 위한 'IPO 100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IPO 100 프로젝트'는 상장(IPO)을 통한 기업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한 맞춤형 지원책이다. 관계형 금융을 전담하고 있는 전국 창조금융센터 8곳을 통해 기술력이 우수하고 미래성장성이 뛰어나 향후 글로벌 중견기업으로의 성장잠재력이 있는 기업을 선정, 선정된 기업이 한국거래소에 상장하거나, 외부투자를 유치하도록 돕는다. 선정 기업에 대해서는 기업의 지원 요청 내용을 반영해 IPO 컨설팅, 보증 및 투자지원 등 각종 금융'비금융 지원이 맞춤형으로 집중 지원되고, 보증료 우대(0.5%p 차감) 등이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신보는 2016년까지 200개 기업을 IPO 후보 기업으로 선정, 100개 이상의 기업이 한국거래소에 상장하거나 외부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지난달부터 '고부가가치 유망 서비스기업에 대한 보증' 제도를 시행 중이다. 서비스업(의료'교육'소프트웨어'문화콘텐츠'MICE)등 유망 서비스 분야를 영위하는 중소기업에 보증료율을 차감해주고 매출액 한도도 확대해주고 있다.

◆NH농협은행

NH농협은행 대구영업본부는 지난달 29일 ㈜규원테크(대표 김규원)와 '관계형 금융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협약에 따라 올해부터 농협은행은 기술개발자금 등 기업 성장에 필요한 자금 및 기업경영 컨설팅에 나선다. 앞으로도 신용과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 등을 선정해 관계형 금융 협약을 맺고 지분 투자와 장기여신, 컨설팅 등 지원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본부 부서 내에 기술평가팀을 신설하고, 기술금융 대출상품 판매 실적을 직원 성과지표(KPI)에 반영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구은행 박인규 은행장은 "현재 대구은행은 기업대출금의 90%를 중소기업에 지원함으로써,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대해 지역 최대의 자금 공급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앞으로 발로 뛰는 현장 중심의 영업, 지역 사회와의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중장기 고객 관계 형성, 사회공헌 활동을 통한 신뢰를 확보해 나가겠다"고 했다.

최창희 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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