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달서구에 사는 이명숙(41) 씨는 얼마 전부터 수돗물을 받아 냉장고에 넣어둔 뒤 식수로 마시고 있다. 생수를 사서 마셨던 이 씨 가족이 마실 물을 수돗물로 바꾼 건 안전하다는 믿음이 생겨서다. 이 씨는 지난해 여름 대학생들이 동성로에서 진행한 수돗물 블라인드 테스트에 참여했다 대구의 수돗물이 해외 유명 생수와 비교해 수질이나 맛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는 "수돗물을 그냥 마셔도 괜찮다는 말은 들었지만, 내심 불안한 마음에 생수를 사서 마셨다. 그러나 수돗물의 안전성을 눈으로 확인하고서는 믿음이 생겼고, 굳이 비싼 생수를 마실 이유가 없어졌다"고 했다.
모르고 마셨을 때 수돗물에 대한 만족도는 높다. 지난해 7월 YMCA가 전국 주요 도시에서 수돗물과 먹는샘물, 정수기 물 등을 두고 진행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놀랍게도 59%가 수돗물을 가장 맛있는 물로 꼽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수돗물을 먹는 비율은 5%에 머물고 있다. 수돗물홍보협의회가 2013년 전국 만 20세 이상 1만2천 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30.8%가 물탱크'수도관에 대한 불신 때문에 수돗물을 마시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 외에 '상수원이 깨끗하지 않을 것 같아서' '냄새가 나고 물맛이 없어서' '녹물 등 이물질 때문'이라는 답이 나왔다.
이에 대구시는 품질이 우수한 수돗물을 믿고 마실 수 있도록 지난해 3월부터 '우리 집 수돗물 안심확인제'를 운영하고 있다. 무료로 수돗물의 질을 검사, 안전성을 확인한 후 음용 여부를 판단하라는 취지다.
대구는 고도 정수처리공정 도입 등으로 수돗물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4일 환경부가 선정한 전국의 7개 최우수 수도사업자 중 한 곳으로 꼽혔다.
안심확인제는 가정에서 수질 검사를 신청하면 대구상수도사업본부가 집 안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수돗물을 받아 일반 세균, 총대장균군, 분원성대장균군, 철, 망간, 아연, 구리, 잔류염소 등 8개 항목에 대해 무료로 검사해 준다.
하지만 이를 잘 몰라 지난해 신청 건수는 306건에 머물렀다. 대구시는 이들 검사 가정의 수돗물은 모두 '음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대구상수도본부 관계자는 "시민들이 돈을 내고 물을 사먹게 되면 음용이 가능하도록 수돗물을 정수하는 데 들어간 상당한 비용이 낭비되는 셈"이라며 "수돗물을 음용하기 전 수질 검사를 신청하면 안심하고 마실 수 있으니 우리 집 수돗물 안심확인제를 많이 이용해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수돗물 수질이 궁금하다면 전화(121)나 물사랑 홈페이지(www.ilovewater.or.kr)를 통해 수질 검사를 신청할 수 있다.
김봄이 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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