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전 고장으로 불을 키운 영주시내 소화전 중 상당수가 오래전 고장 났거나 동파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영주소방서는 영주시와 봉화군의 소방용수시설 557개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여 영주 40개, 봉화 17개 등 57개에 대해 수리 협조 요청을 했다. 동파가 43개로 가장 많았고, 배수불량 4개, 누수 2개, 저수조 폐쇄 2개, 밸브 불량 2개 등이었다.
공설소화전은 해당 시군이나 소방본부가 설치 및 유지보수를 담당한다. 소화전의 유지'관리는 소방본부가 맡지만 수리 비용은 설치한 주체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소방 당국은 매월 한 차례씩 시설 점검을 벌인다. 그러나 한파가 몰아쳤던 지난해 11월과 12월 영주소방서가 영주시나 봉화군에 동결이나 동파로 고장 난 소화전 수리를 의뢰한 적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주소방서가 지난해 영주시나 봉화군에 고장 수리를 의뢰한 소방용수시설은 고작 19개에 불과하다.
고장 난 소화전이 제때 수리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영주소방서가 지난해 12월 23일 한국수자원공사 봉화관리단에 소화전 2개에 대한 누수 수리를 의뢰했지만 아직 수리되지 않았다.
주민 최모(47'영주시) 씨는 "한 달에 한 번씩 소화전을 점검해도 고장이 나는 것을 보면 평소에 얼마나 허술하게 관리하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영주소방서 관계자는 "소화전 유지관리는 소방서에서 맡고 있어 매월 점검을 하고 있다. 현재 소화전에 보온조치를 위해 보온덮개 등을 설치하고 있지만 예산 부족 등으로 어려움이 많다"고 해명했다.
소방전문가들은 소화전 동결이 많은 것은 점검 자체가 부실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한 소방관계자는 "지상식 소화전의 경우 배수 밸브를 잠그면 물이 다 빠져나가 얼지 않는다"면서 "소화전이 얼어붙었다는 것은 소화전의 밸브가 고장 난 지 오래돼 물이 빠져나가지 못했다는 의미이고 점검이 안 됐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경북도소방본부는 얼어붙은 소화전 탓에 영주에서 발생한 상가 화재 진화가 늦었다는 본지 지적(5일 자 1면 보도)과 관련, 김대진 영주소방서장을 6일 전격 경질했다.
경북도소방본부는 이날 김 서장을 경북도소방본부 대응구조과장으로 전보하고 전우현 경북도소방본부 대응구조과장을 영주소방서장으로 보임했다.
최경철 기자 koala@msnet.co.kr
영주 봉화 마경대 기자 kdma@msnet.co.kr
장성현 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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