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이란 흑과 백이 겨루어 많은 집을 지은 쪽이 이기는 게임이다. 바둑의 기원은 4천 년 전 고대 중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의 삼황오제 시절 요(堯)임금이 어리석은 아들 단주(丹朱)를 깨우치기 위해 바둑을 만들어 가르쳤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고구려의 승려 도림(道林)이 백제의 개로왕과 바둑을 두었다는 얘기가 '삼국사기'에 전해진다. 백제의 학자 왕인(王仁) 등은 일본에 문화를 전수할 때 바둑도 전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바둑은 동아시아 한자문화권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한중일 3국이 세계 바둑의 중심에 있는 이유다.
바둑은 일본에서 근대적인 게임의 토대를 갖췄다. 막부 시대에 바둑은 일본의 국기(國技)였다. 바둑을 업으로 삼는 기사(棋士)제도와 혼인보가 등 바둑 문파가 이때 생겨났다. 한국, 중국, 일본이 바둑을 보는 태도에도 차이가 난다. 중국은 스포츠, 한국은 오락적인 측면이 강한 반면 일본에서의 바둑은 도(道) 또는 예(禮)로 접근하는 경향이 강하다.
2000년대 들어 우리나라의 바둑은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중국 신예들의 공세에 고전하고 있지만 조훈현, 이창호, 이세돌 등 당대의 쟁쟁한 기사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근대적 바둑을 완성한 나라지만 최근 세계대회에서 변변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아마도 폐쇄적인 바둑문화와 관련이 있는 것 같다.
'미생'은 바둑 용어로 돌이 아직 완전히 살아있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 '미생'은 바둑이 인생의 모든 것이었던 한 청년이 프로입단에 실패한 후 냉혹한 현실에 던져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최근 우리 사회의 심각한 사회문제 중 하나가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일 것이다. 청년실업이란 15~29세 사이 청년계층의 실업을 말한다. 최근 우리나라는 경기침체로 인해 청년층의 고용률이 가파른 하락세를 거듭하는 등 청년실업이 심각한 수준이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자신을 '3포 세대'라고 자책한다. '취업'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이유로 붙여진 신조어다. 참으로 씁쓸한 이야기이다. 실제 통계자료를 보면 우리나라 초혼 나이가 남자의 경우 1990년 27.8세에서 2011년에는 31.9세로, 여자의 경우 24.8세에서 29.1세로 높아졌다. 결혼이 늦어지면서 여성의 첫째 아이 출산 평균나이도 1993년 26.2세에서 2010년 30.1세로 사상 처음 30세를 넘겼다. 신생아는 1970년 100만여 명이 출생했지만 지난해 43만여 명으로 급격히 줄었다.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젊은이들이 활기차게 미래를 설계하고 사회의 주춧돌이 될 수 있도록 나아가기 위하여 우리 모두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2015년 을미년에는 젊은이들이 '미생'(未生)이 아니라 '완생'(完生)하기를 기원한다.
고석봉 대구가톨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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