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덕분에 정부 부처 참석자들이 대폭 늘어났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중앙부처 고위공무원들은 사전 참석여부를 묻는 과정에서 "혹시 최 부총리도 참석하느냐"고 되물으면서 자신의 참석 여부를 즉답하기보다는 부총리와 같이 참석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간접적으로 비치기도. 한 고위공무원의 경우 "워낙 굵직한 이슈를 많이 쏟아내고 있어 정신없이 바쁘실 것 같아 고향 모임에서나마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기자에게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동안 국회의원이나 원내대표, 장관(지식경제부) 신분으로 참석해 온 최 부총리는 이번에는 경제부총리라는 중책을 맡고 모임에 참석해 더욱 주목을 받았다. 그의 비중 탓인지 공직자들뿐만 아니라 기업인과 정치인들도 앞다퉈 인사를 건넸다.
◇권 시장·김 지사 덕담 훈훈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날 행사에서 "김관용 경북지사를 뫼시고(모시고)"라는 표현을 세 번이나 했다. 초선 단체장으로서 삼선 단체장의 도움을 많이 받은 한 해였다며 김 지사를 띄웠다.
권 시장은 또 "대구경북은 말로만 상생하는 시대가 더는 아니다. 이제는 순망치한(脣亡齒寒)의 시대"라며 "대구경북이 함께 재도약할 수 있는 시대를 열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했다. 순망치한은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뜻으로 그만큼 가까운 사이라는 뜻이다.
권 시장의 뒤를 이어 축사에 나선 김관용 경상북도지사는 권 시장의 칭송(?)을 덕담으로 받았다. 김 지사는 "권 시장이 저를 너무 띄워 줬다. 경북 안동 출신이라 예의범절이 투철하다"고 해 좌중이 크게 웃었다.
김 지사는 또 "역사를 돌아보면 성공의 줄기세포가 대구경북을 움직였다. 그것은 지금도 유효하다"며 "신년에 우리의 만남이 단순한 지역 발전의 틀을 넘어 대한민국 발전의 원동력이 되도록 노력하자. 여러분 시원하게 한번 도와주십시오"라고 말했다.
◇김문수 '통일대박론' 계승?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등 집권 여당의 정치 쇄신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은 "대한민국 천년의 꿈, 남북통일과 선진 일류국가를 위하여"라며 건배를 제의했다.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통일 대박론'을 이어받은 모습. 김 위원장은 "대구경북은 천년의 꿈을 가지고 삼국통일을 이뤘다. 박근혜 대통령을 중심으로 남북통일이 천년의 꿈으로 이뤄지길 바란다"며 "지금 경제가 어렵다. 기업을 유치해 젊은이가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도록 애쓰는 지사님, 시장님, 그리고 모든 공직자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날 김영훈 대성그룹 회장은 "통일을 이야기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고, 전옥상 재경 대구경북시도민회 회장은 "화랑정신, 선비정신, 호국정신, 새마을정신을 가지고 박근혜정부의 성공을 위해 다 같이 노력하자"고 덕담했다.
◇축사 순서 선후배 서로 양보
축사 순서를 두고 보기 좋은(?) 실랑이가 있었다. 사회자의 축사 부탁에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김수한 전 국회의장이 먼저 인사를 하는 것이 순서라며 김 전 의장을 앞세웠다. 김 전 의장은 고향을 위해서 일을 많이 할 사람이 열심히 하겠다고 약속하는 것이 먼저라며 후배에게 마이크를 양보했다.
최 부총리는 "올해 대구와 경북은 세계물포럼 성공 개최와 신도청 시대 안착의 숙제를 잘 풀자"는 짧은 축사를 하곤 연단을 내려와 큰 박수를 받았다.
김 전 의장은 이어 "간곡히 부탁 말씀 올린다. 오늘의 성취에 자만하거나 나태해서 안 된다.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로 나아가도록 모두가 결사적으로 투쟁해 나갈 것을 굳게굳게 다짐하자"고 건배를 제의했다.
◇총선 예비주자들 행보 분주
실세들과 사진 한 컷 찍어두자는 행렬이 이어졌다. 가장 주목받은 인물들은 단연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장과 권오을 새누리당 인재영입위원장. 행사 종료 후 참석자들의 '셀카' 요청이 쇄도해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둘은 명함 받을 손이 모자라 땀을 흘리기도 했다.
내년 4월 치러질 20대 총선을 앞두고 예비주자들이 대거 등장한 자리였다. 올해엔 큰 선거가 없어 행사가 다소 조용히(?) 치러질 것으로 여겨졌으나 행사장은 전현직 국회의원, 출마 예상자와 희망자들로 북적였다. 행사장 출입구에 일찌감치 자리 잡은 이들은 축사와 건배사가 이어지는 내내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눈도장을 찍었다.
◇김부겸 전 의원 주변 인파
지난해 7'30 전남 순천곡성 보선에서 이정현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당선되면서 지역주의에 금이 가자 대구경북 출신 야권 인사들이 행사장을 누비고 다녔다. 특히 김부겸 새정치민주연합 전 최고위원과 홍의락 새정치연합 국회의원(비례대표, 대구시당위원장)이 가장 활발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행사 시작 30분 전부터 입구를 지키면서 들어서는 참석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눈도장을 찍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그 어느 해보다 따뜻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뛰겠다"고 했다.
홍 의원에게는 대구경북 공무원들이 인사를 건넸다. 지난해 연말 지역의 예산 확보 과정에서 큰 힘을 보태줘 감사하다는 뜻이었다.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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