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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워 볼까요] 홈카페-2)홈카페의 재료, 어떤 원두가 맛있는 원두일까?

예전에는 백화점에서만 팔던 원두를 이제는 대형마트,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로스터리 카페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홈카페를 시작하려면 우선, 재료인 원두가 있어야 하는데 어떤 원두를 골라야 할까?

1. 원재료인 생콩(생두)이 좋은 원두를 골라야 한다.

원두는 생두에 열을 가해 볶은(로스팅) 것이다. 따라서 볶기 전 원재료인 생두의 품질이 원두의 맛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밥이 맛있으려면 쌀이 좋아야 하듯이, 원두가 맛있으려면 생두가 좋아야 한다. 그럼 어떤 생두가 좋은 생두일까? 쌀이 농산물이듯 생두를 농산물로 생각한다면 답을 찾기는 쉽다. 원산지가 두루뭉술하게 국가명만 표기된 것보다 정확한 농장명이 표기된 것이 좋다. 묵은 쌀보다 햅쌀이 좋듯이, 올드 크랍(Old crop) 보다 뉴 크랍(New crop)의 생두, 즉 생산연도가 확실하고, 저장 유통 과정 중 품질이 유지된 그해 생산된 생두가 좋은 생두이다.

2. 원두의 생산지를 꼼꼼히 확인하고 선택하자.

원두의 재료인 생두는 농산물이라 재배지의 자연환경에 의해 맛과 향이 다르다. 에티오피아, 케냐와 같은 아프리카 커피는 과일향, 꽃향기에 산뜻한 산미와 감칠맛이 일품이다.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콜롬비아 등의 중남미 커피는 깊은 단맛과 기분 좋은 신맛, 부드러운 질감이 좋은 밸런스를 이루는 커피들이다. 인도, 인도네시아와 같은 동남아 커피는 농밀한 단맛과 질감이 최고인 커피들이다. 이러한 대륙별 커피의 특징을 참고해 자세한 생산 이력이 소개된 커피를 주목하자. 그냥 케냐 커피와 '케냐, 니에리지역, 캉고쵸 농장의 수세처리, 천일건조커피'는 분명 품질의 차이가 있다. 원두를 고를 때 생산농장과 품종, 가공방식 등이 명확히 표기된 커피가 품질이 우수할 확률이 높다. 이제 원두를 살 때 에티오피아산인지 콜롬비아산인지보다 한걸음 더 나아가 어떤 농장의 어떤 농부가 어떻게 한알 한알 정성을 들여 키운 커피일지 상상하며 커피를 골라보자. 해발 1,900m 고산의 케냐 캉고쵸 농장의 얼그레이 홍차, 파인애플, 머루포도향이 가득한 달콤새콤한 커피가 당신의 방 안을 향기롭게 할 것이다.

3. 유통기한이 아닌, 로스팅 날짜를 확인하고 구입하자.

우리가 원두커피를 마시는 이유는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는 향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이 발달하여 향기를 보존하는 금속 캔 방식의 원두포장도 있으나, 대부분의 원두는 보관 중 향기가 사라진다. 그 자리에 산소와 원두의 지방성분이 만나 산화된 산패취가 자리 잡는다. 커피 오일의 산패취가 아니라 원두 본연의 향기로운 향을 원한다면 가급적 볶은 지 2~4주 이내에 원두를 내려 마시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려면, 갓 볶은 원두를 구입하는 게 좋다. '2016년 1월 24일까지'라고 유통기한이 표시된 원두 말고, '2015년 1월 8일 로스팅'이라고, 볶은 날짜가 표시된 원두를 고르자. 갓 볶은, 신선한 향이 가득한 원두가 당신의 손안에 있을 것이다.

4. 원두의 볶은 정도(로스팅 포인트)를 알아보고 골라보자.

원두는 열에 얼마나 볶았는지에 따라 크게 강볶음(Dark roast), 중볶음(Medium roast), 약볶음(Light roast)으로 나눌 수 있는데, 같은 생두라도 볶은 정도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진다. 강볶음은 검은색으로 변할 때까지 원두를 볶은 것인데, 톡 쏘는 강한 쓴 향에 쓴맛과 쓴단맛, 오일리(oily)한 질감을 가지고 있다. 중볶음은 짙은 갈색 정도로 볶은 원두로 대부분 시판 원두는 이 정도의 볶음이다. 이 중볶음은 캐러멜향 혹은 초콜릿향 같은 단향에 단맛, 쓴맛, 신맛이 조화롭고, 부드러운 질감을 가지고 있다. 약볶음은 옅은 갈색 정도로 볶은 원두로, 꽃향기 과일향기 삼나무향기 등 생두 고유의 화사한 향과 새콤달콤한 신맛, 단맛의 특징을 가진 볶음도로 쓴맛이 없다. 씁쓸하고 강한 쓴향의 커피를 원하면 강볶음 원두를, 약간의 쓴맛에 단맛, 신맛의 조화로움을 원하면 중볶음 원두를, 개성 있는 다양한 향과 새콤달콤한 맛을 원한다면 약볶음 원두를 선택하자. 볶음도에 따라 우리가 원하는 맛과 향을 홈카페로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박효승(대구커피교육학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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