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군사력 증강이 예사롭지 않다. 6일 국방부가 펴낸 2014 국방백서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상당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핵무기를 탄도미사일에 탑재하는 소형화 능력은 상당한 수준에, 장거리 미사일은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수준에 달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북의 핵 보유가 이미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에 다름 아니다. 2012년 백서에서 '개발 중'이라고 했던 데 비해 확실한 진전이다.
핵무기를 탄도 미사일에 실을 수 있을 정도로 소형화했느냐의 여부는 북핵 위협의 본질이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북이 핵 소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기술 수준이 이에 이르지 못한다고 평가해 왔다. 국방부는 이번 백서에서 북한이 소형화를 완성했다는 첩보는 없다는 단서를 달았다. 하지만 '상당한 수준'이라고 밝혀 사실상 북이 핵 소형화 성공 단계에 있음을 인정했다. 북핵이 소형화되면 1천여 발에 달하는 각종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실어 100여 기의 이동식 발사대에 싣고 다니며 어디서든 발사가 가능해진다. 정부가 추진 중인 핵탄두 미사일 선제타격 시스템인 킬체인으로는 방어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뿐 아니다. 군은 북이 신형 어뢰 개발에 이어 탄도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신형 잠수함을 건조 중인 것으로 추정했다. 2년 전 백서에서 최대 6천700㎞던 미사일 사거리는 불과 2년 사이 1만㎞까지 늘었다. 북은 핵 소형화에다 장거리 미사일, 핵탄두를 장착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에 이르기까지 대량 살상무기 체계를 차근차근 갖춰가고 있다.
한반도 평화는 우리가 확실한 안보태세를 갖췄을 때 가능해진다. 유사시 자신을 방어하고 도발에 대해 응징할 수 있는 힘을 갖추지 못한 대화는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최근 남북이 서로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실제로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늘 겉으로 대화하자면서 한편으로 대량 살상무기 체계를 완성해 왔음을 이번 국방백서는 잘 보여주고 있다. 국가 생존 위협 앞에 우리라고 북한에 같이 웃자고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화는 대화고 국방은 국방이다. 대화를 이유로 국방에 손을 놓는 일은 없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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