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사회가 새해부터 확산되는 반(反) 이슬람 시위와 이에 대한 반대 목소리로 술렁이고 있다.
독일내 반 이슬람 감정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대한 혐오감과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경기 침체, 유럽의 이슬람화에 반대하는 목소리들이 혼합되면서 점차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반 이슬람 단체의 대표주자는 매주 월요일 시위를 벌이는 '페기다'(PEGIDA). 유럽의 이슬람화에 반대하는 애국적 유럽인들이라는 의미를 가진 이 단체가 5일 주도한 드레스덴 집회에는 무려 1만8천여 명의 시민들이 참가했다.
페기다의 시위가 확산되면서 6일(현지시간) '페기다에 노(no)를!'이라는 제목으로 헬무트 슈미트 전 독일 총리를 포함해 페기다에 반대하는 정치인과 예술가, 운동선수 등 80명의 호소문을 실었다.
슈미트 전 총리는 "페기다 시위는 어리석은 편견과 외국인 혐오증, 무관용에 호소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우리의 역사를 돌이켜봤을 때, 그리고 경제학적 관점으로도 독일은 난민들과 망명자들을 내쫓아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메르켈 총리를 포함한 독일 정치권도 "독일에 무슬림과 소수자에 대한 증오가 설 자리는 없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 시민들 중 상당수가 페기다 주장에 대해 공감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여론조사기관 포르사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독일 시민 중 29%는"이슬람이 독일인들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페기다의 반이슬람 시위가 정당하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중 13%는 "반 이슬람 집회에 참석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독일내에서 반 이슬람 분위기가 높아지는 이유는 독일이 유럽 국가중 가장 많은 이민자를 받아들이는 국가라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OECD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한 해 동안 독일 영주권을 얻은 영구 이민자는 40만 명으로 OECD 회원국 중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독일 무슬림 인구는 약 430만 명으로 전체 독일 인구의 약 5%에 달한다. 또 2014년 한 해 동안 독일에 도착한 난민 신청자는 20만 명에 달했다.
독일 정치권은 "경기 침체의 공포가 엄습하면서 일자리가 줄고 사회복지 비용이 증가하면서 반 이슬람 감정이 높아지고 있다"며 "한동안 독일 사회가 반 이슬람 시위와 반대 시위로 홍역을 치를 것으로 보인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재협 기자 ljh2000@msnet.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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