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맛에 단골] 대구도시공사 직원들-북구 노원동 '해물왕'

안주로, 넉넉한 식사로…"해물 선택은 항상 옳더라"

해물은 '팔방미인' 같은 식재료다. 어떤 방식으로 요리를 해도 해물 각자의 개성을 또렷이 발산한다. 쫄깃한 낙지, 오징어부터 씹으면 톡 터지는 미더덕, 고소한 새우 등 삶고 굽고 끓여도 해물은 개성적인 맛을 자랑한다. 해물 자체가 육수의 재료가 되기 때문에 적어도 제대로 손질한 싱싱한 해물을 넣은 해물탕과 해물찜은 아무런 조미료를 넣지 않아도 시원하고 감칠맛 나는 국물을 맛볼 수 있다.

겨울이 되니 뜨끈한 국물 때문에라도 해물탕이 그리워지던 차에 대구도시공사 직원들이 "맛있는 해물요리 전문점이 대구도시공사 사옥과 멀지 않은 곳에 있더라"고 알려왔다. 그래서 해물을 좋아하는 대구도시공사 직원들과 함께 대구 북구 노원동에 위치한 '해물왕'을 찾았다.

◆해물은 항상 옳더라

한때 맛집 블로거를 위시한 식도락가들 사이에서 돌았던 유행어가 있다. "고기는 항상 옳다." 육류라는 게 언제 먹어도 맛있기 때문에 생긴 말인데, 대구도시공사 직원들은 "아니다. 해물도 항상 옳더라"고 말했다. 대구도시공사 이정인 홍보팀장은 해물이 왜 항상 옳은지를 설명해 주었다.

"해물은 언제 먹어도 좋아요. 술 마실 때는 해물 '찜'을 안주 삼으면 되고, 다음 날 해장할 때는 해물 '탕'을 먹으면 되니까요. 해물만큼 술안주로, 한 끼 식사로 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어디 있을까요?"

'해물왕'에 모인 해물을 좋아하는 대구도시공사 직원들은 음식을 기다리며 해물 이야기에 여념이 없었다. 대게는 어디가 맛있는지, 낙지는 어떻게 먹어야 맛있는지, 해물찜은 어느 정도 매워야 맛있는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음식이 나왔다. 해물탕 냄비의 유리 뚜껑 아래로 싱싱한 해물들이 보였다. 얼핏 봐도 냄비 안에 들어간 해물의 가짓수와 양이 상당히 많아 보였다. 국물이 어느 정도 끓자 산낙지 한 마리가 해물탕 안으로 투하됐다. 꼬물거리며 해물탕 안에서 익어가는 낙지를 바라보며 어떤 사람은 "어머, 뜨겁겠다, 불쌍해라"라고 했다가 이윽고 "그래, 낙지 너도 우리들의 맛있는 식사를 위해서 한 몸 바쳐가면서 봉사하는구나"라고 입맛을 다셨다.

◆신선함과 양은 확실히 보장

해물탕의 낙지가 익어가는 동안 해물찜을 맛보았다. 해물찜은 콩나물과 함께 매콤하게 볶여 나왔다. 여느 해물요리 전문점들의 해물찜이 해물보다 콩나물의 양이 많은 데 비해 적어도 '해물왕'은 안에 들어간 해물이 콩나물의 양보다는 좀 더 많이 들어가 있었다. 또 많은 해물이 들어갔지만 신기하게 "짜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이정인 홍보팀장은 "'해물왕'의 매력은 푸짐한 해물에 있다"며 "여기는 전복도 많이 넣어준다. 내가 본 전복만 해도 최소한 5개는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니나다를까 다 끓은 해물탕 뚜껑을 열어보니 중간 크기의 전복들이 꽤 많이 자리 잡고 있었다. 전복만 많은 게 아니다. 이 해물탕에 들어가는 새우나 오징어 등 다른 해물도 '먼저 먹겠다'고 싸울 필요가 없을 만큼 넉넉하게 들어가 있었다. '해물왕'의 주방장 이성훈(40) 씨에 따르면 이곳 해물탕 안에 들어가는 해물의 종류는 새우, 가리비, 소라, 바지락조개 등을 포함한 총 13가지다. 최근에 한 가지를 뺐는데, 바로 '폐타이어 양식' 등으로 유해성 논란이 일었던 홍합이다.

'해물왕'의 사장 이철우(33) 씨는 "가장 신선한 식재료를 확보하는 데 노력하고 있으며, 겨울 특선으로 마련하는 대게의 경우는 선주와 직거래를 통해 물량을 확보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적어도 신선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마지막으로 해물찜을 다 먹고 난 뒤 남은 양념을 이용해 만들어주는 볶음밥, 해물탕의 해물을 어느 정도 먹고 난 뒤 남은 국물에 추가로 넣어 먹는 라면 사리는 이 집의 또 다른 별미다.

◆맛, 청결, 친절로 승부

이철우 사장은 "맛있는 음식, 깨끗한 가게, 친절한 직원은 잘되는 음식점의 기본이라 생각한다"며 "무엇보다 기본을 지키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의 목표는 해물왕이 '대구에서 제일 맛있는 해물요리를 만드는 집'이 되는 것이다. 이 사장은 "지난해 5월에 문을 열어 경력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부산, 포항 등 해물을 많이 먹는 지역의 손님들도 우리 집의 맛을 인정했다"며 "대구에서 해물요리에서는 1인자의 자리를 차지하는 게 1차 목표"라고 말했다.

▶해물찜과 해물탕 각각 3만9천원(소), 4만9천원(대), 대게 3마리 5만원(특대 크기는 1마리당 시세), 해물찜과 해물탕이 포함된 세트메뉴 8만9천~18만9천원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규모: 160석

▷문의: 대구광역시 북구 원대로 99(노원동1가 341), 053)325-2500

▷주차가능(10대 이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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