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과학 인재의 하향평준화가 우려된다며 대구지역 여야 국회의원들이 적극 반대했던 '울산과학기술원법'이 논란 끝에 8일 해당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TK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PK의 파워에 결국 밀린 셈이 됐다.
울산과기원법은 울산 중구가 지역구인 정갑윤 국회 부의장이 대표 발의한 법안으로,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의 과학기술대학원 전환이 골자다. UNIST가 전환될 경우 우리나라에는 과기원이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을 비롯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 광주과학기술원(GIST) 등 총 4개로 늘어나게 된다.
서상기(대구 북을)'권은희(대구 북갑) 새누리당 국회의원과 홍의락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비례'대구 북을 지역위원장) 등 지역 여야 의원들은 "내년부터 4개 과기원의 학부과정 신입생 모집정원이 1천820명 수준으로 늘어나는 데 반해, 전국의 과학고 신입생은 1천702명에 불과해 과기원의 모집정원이 더 많아지게 된다. 과기원 난립으로 국가적 인력 및 예산 낭비는 물론 고급 과학기술 인재 양성이라는 국가적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며 강력 반대했었다.
하지만 울산과기원법은 대표 발의한 정 부의장이 적극 추진한 데다, 해당 상임위인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이하 미방위) 여당 간사도 정 부의장과 같이 PK가 지역구인 조해진 국회의원이 맡고 있어 법안 처리를 막기엔 역부족인 상황이었다.
대구와 광주(장병완 국회의원)를 제외한 다른 미방위 소속 의원들은 자신의 지역구와 상관이 없다는 이유로 관심 자체가 없었던 점도 법안 통과에 한몫을 했다.
서 의원은 "애초 지난달 29일 국회 미방위 법안소위에서 통과될 예정이었지만 지역 의원들이 합심해서 반대하면서 무산시켰고, 이후 7일 미방위 전체회의에서도 지역 의원들이 심의 자체를 거부하고 퇴장함으로써 정족수 미달로 연기됐다"면서 "하지만 8일 전체회의에서는 표결에 부치는 바람에 한계가 있었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과기원의 설립목적인 고급과학기술 인재 양성을 달성하기 위해서 무분별하게 과기원을 늘리는 것은 적합하지 않아서 반대했다"면서 "결국 영남권에 과학기술원이 하나 더 생김으로 인해 DGIST는 물론 경북대'영남대 공대 등에 인재유출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게 됐다"고 우려했다. 그는 또 "앞으로 지역 의원들이 합심해서 UNIST 정원 감소 등 지역 대학들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대안 마련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해당 상임위를 통과한 울산과기원법은 9일 국회 법사위를 거친 뒤 12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다.
정욱진 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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