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 엔터테이너로서의 중국 고대 기녀/ 권응상 지음/ 소명출판 펴냄
엔터테이너, 우리말로 '연예인'이다. 그런데 엔터테이너의 어원인 'entertain'의 본래 뜻은 '즐겁게 하다' 및 '손님을 접대하다'이다. 즉, 예능(엔터테인먼트)의 본래 의미는 사람을 접대하면서 즐겁게 하는 것인 셈이다. 옛날 '기녀'의 직업적 특성과 일치한다.
이런 기녀들이 활약한 시대가 있었다. 배경은 중국, 시대는 당'송'원나라 시기다. 그런데 단순히 노래와 춤과 웃음으로 활약한 것이 아니다. 당시(唐詩), 송사(宋詞), 원곡(元曲)으로 대표되는 각 시대별 중국 문학예술을 꽃피웠다는 것. 저자 권응상 대구대 중국어중국학과 교수는 "중국 문학예술사 연구는 사대부 문인 작가 및 작품에 치중돼 있다. 실은 기녀들이 문인들의 작품에 대해 조언하고 비평하며 교감했다. 그들은 문인들의 친구이고 동지였다"며 "기녀들 스스로 당시, 송사, 원곡을 창작한 시인이자 그것을 부른 가수였다. 또한 춤, 악기 연주, 그림, 서예 등의 능력을 문학에 가미했다. 그들은 멀티 엔터테이너였다"고 설명했다.
당나라 때 시인 백거이의 시 때문에 죽음을 택한 기녀 관반반, 좌천돼 객지를 떠돌던 송나라 때 대문호 소식의 진정한 지기였던 기녀 조운, 중국 희곡 역사상 가장 빼어난 극작가로 칭송 받는 관한경과 잡극배우 겸 기녀 주렴수 등의 교감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이들은 신분과 처지는 달랐지만, 고민과 감정을 공유하며 당대의 문학을 꽃피웠다. 289쪽, 2만원.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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