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 쇼크를 기억하라.'
10일 오후 2시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2015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갖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명심해야 할 일이다.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1월 랭킹 69위로 오만(93위)에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 있다. 오만과의 역대 상대 전적에서도 3승1패로 앞서고 있다.
하지만 한국은 2003년 10월 오만 무스카트에서 열린 아시안컵 예선에서 오만에 1대3으로 패하는 굴욕을 당한 적이 있다. 당시 대표팀을 맡았던 움베르투 코엘류(포르투갈) 감독은 그 패배 탓에 악화한 여론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몇 달 뒤 경질됐다. 아직도 축구인들은 '오만 쇼크'의 악몽을 잊지 못하고 있다.
이번 아시안컵에 나서는 대표팀의 사령탑도 외국인 울리 슈틸리케(독일)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이룬 거스 히딩크(네덜란드)를 제외하면 외국인 감독이 성공한 사례가 없는 상황에서 슈틸리케는 빠르게 대표팀에 녹아들고 있다. 아시안컵에서 한국이 55년 묵은 한을 풀고 우승한다면 슈틸리케는 대표팀에 안착,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향해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이 우승을 향해 순항하려면 첫 경기가 중요하다. 아시안컵을 비롯한 역대 큰 대회에서 한국이 첫 경기를 잘 풀지 못해 고전한 사례가 많은 만큼 '복병' 오만전에서 첫발을 잘 내디뎌야 한다. 오만을 물리치면 8강 출전권이 주어지는 조 1, 2위를 향한 길이 순탄해진다.
이날 슈틸리케 감독은 유럽과 중동, 중국, 일본 등 외국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을 중심으로 선발 '베스트 11'을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공격진의 핵심 병기는 손흥민(레버쿠젠)과 이청용(볼턴)이다. 스피드와 개인 돌파 능력을 보유한 이들은 좌우 윙 공격수로 포진, 오만의 수비진을 흔들어 골을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대표팀의 4-2-3-1 전술의 최전방에는 신예 조영철(카타르SC)과 베테랑 이근호(엘 자이시)가 선발 출장을 다툰다. 새로운 스트라이커로 떠오른 이정협(상주)은 후반 막판 조커로 나설 수 있다.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하는 공격형 미드필더에는 컨디션 난조에 빠진 구자철(마인츠) 대신 남태희(레퀴야)가 떠오르고 있다. 공격과 수비를 연결할 수비형 미드필더에는 주장 완장을 친 기성용(스완지시티)이 포진한다. 기성용의 파트너로는 한국영(카타르SC)이 거론된다.
포백에는 왼쪽부터 박주호(마인츠)-김주영(상하이 둥야)-장현수(광저우 푸리)-김창수(가시와 레이솔)의 선발 출장이 예상된다. 멀티플레이어 박주호는 김진수(호펜하임)에게 왼쪽 풀백을 내주고 한국영 대신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할 수 있다. 중앙 수비수로는 곽태휘(알힐랄), 김영권(광저우 헝다)도 있다. 골키퍼 장갑은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나 김승규(울산 현대)가 낄 것으로 예상된다.
김교성 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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