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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노른자'검단들 '20년 족쇄' 풀 세 가지 개발안

대구 검단들 항공사진. 검단공단 제공
대구 검단들 항공사진. 검단공단 제공

지구단위계획에 묶여 20년째 난개발 상태로 남아 있는 대구 북구 검단들 개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대구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으로 일컬어지는 검단들은 그동안 여러 개발안이 제안됐지만 갈피를 잡지 못한 채 도심 속 유휴지로 방치되다시피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검단들 주변의 개발 호재들이 잇따르면서 이번만큼은 검단들이 개발돼야 한다는 요구가 비등하다. 대구시도 9일 권영진 시장 주재로 검단들 개발 관련 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대구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

검단들 입구 쪽 공장지대와 시내버스 회차지를 지나치자 이내 승용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만한 길이 거미줄처럼 이어졌다. 소규모 공장과 농장, 밭, 오래된 가옥이 곳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낡은 전신주에 '검단들 자연녹지 매매 문의'라고 쓰인 작은 광고판만이 이 일대가 개발 대상지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인근의 한 부동산업소 관계자는 "얼마 전 검단들 논이 평당 200만원 초반에 매매가 됐다는 얘기가 있다. 10여 년 전보다 3, 4배 올랐다. 인근 20평형대 아파트도 두 배가 올랐다. 검단들 개발은 오랫동안 말만 무성했는데, 최근 검단들과 이시아폴리스를 잇는 도로 건설 소식이 알려지면서 땅, 아파트 매매 물건이 사라졌다"고 했다.

검단들은 금호강변을 끼고 있는 삼각형 모양의 드넓은 평지다. 수변시설을 포함하면 138만㎡(42만 평)의 자연녹지구역으로, 엑스코, 종합유통단지, 검단산업단지, 이시아폴리스와 인접해 있다. 검단들을 둘러싸고 흐르는 금호강과 맞은편 학봉(북구 동변동)은 수려한 경관을 자랑한다.

이런 환경 덕분에 검단들은 1990년대 중반부터 물류단지, 위락시설, 산업단지 등 다양한 논의가 쏟아졌지만, 진척은 없었다. 갈수록 오르는 땅값과 K2 공군기지 전투기 소음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난개발 우려 속에 3년 전 지구단위계획으로 묶이면서 건물 신'증축이 어렵게 되자 지구단위 해제를 요구하는 목소리만 높아졌다.

◆어떤 방향으로 개발될까?

지지부진하던 검단들 개발 논의에 불을 댕긴 것은 지난해 북구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후보지로 거론되면서, 또 최근 검단들과 이시아폴리스를 잇는 다리를 포함한 종합유통단지~이시아폴리스 도로(3.4㎞) 신설 추진 계획이 알려지면서다. 국비 예타 사업인 이 도로가 건설되면 검단들은 봉무동뿐 아니라 신천동로를 타고 수성구까지 접근이 가능해진다.

현재 검단들 개발 방향은 크게 아파트 등 주거지가 어우러진 먹거리타운, 복합산업단지 두 가지로 논의되고 있다. 수상 스포츠, 캠핑장이 가능한 위락시설을 조성하자는 얘기도 나온다. 어느 안이든 유통단지~검단공단~이시아폴리스를 잇는 개발 벨트가 될 것이라는 구상이다.

먹거리타운안은 매천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이 검단들로 옮겨올 경우 현 대구축산물도매시장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경애 시의원(북구)은 "주민들 상당수는 농수산물도매시장이 이전해 먹거리타운이 되기를 바란다. 봉무동 이시아폴리스보다 경관자원이 우수하기 때문에 아파트 개발도 성공할 것"이라며 "땅값이 더 오르기 전에 이곳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공단 중심으로 조성하면 주거 공동화 현상을 빚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복합산업단지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박병우 검단공단 이사장은 "인근 검단공단, 산격1지구를 비롯해 대구 도심 공단들이 높은 땅값으로 인해 심각한 공장용지난을 겪고 있다. 검단들은 소규모 공장들을 위한 산업시설구역과 지식산업센터, 유통상업시설, 먹거리타운, 아파트가 어우러진 '대구의 북동벨트'로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진 시장은 지난 연말 시의회에서 "MICE'유통산업 클러스터 및 소규모 산업용지 등으로 개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병고 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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