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배상문(29'캘러웨이골프) 선수에 대해 한국 남자골프의 큰 형님인 최경주(45'SK텔레콤)가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최경주는 1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취재진과 만나 "선수로서는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배)상문이가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 바란다"고 말했다.
2013년 미국 영주권을 받고 미국에서 선수 생활을 해온 배상문은 병무청의 국외여행 기간 연장 불허 통보를 받아 국외여행 기간이 지난해 12월로 끝나면서 이달 안에 국내로 들어와야 하는 상황이다. 한창 잘 나가는 때에 선수 생활에 위기를 맞자 배상문 측은 입대를 연기하고자 법적인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팬들은 물론 체육계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최경주는 이어 배상문의 상황에 대한 취재진의 의견을 물으며 자신의 일처럼 걱정했다. 하지만 그는 "버릴 수 있는 걸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버티기만 해서 될 일도 아닌 것 같다"며 극단적인 선택은 하지 말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올해 10월 인천에서 열리는 미국과 인터내셔널팀(유럽 선수 제외)의 대항전 프레지던츠컵에서 인터내셔널팀 수석 부단장을 맡은 최경주로서는 배상문의 이런 상황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한국 선수 중 최고인 세계랭킹 83위에 자리한 배상문은 현재 순위나 최근 기세로 봐서는 세계랭킹으로 뽑는 인터내셔널팀 10인에 들 수 있는 확률이 한국 선수 중에서는 가장 높다.
배상문이 이처럼 병역문제로 위기에 놓인 이유는 병무청의 국외여행 기간 연장 허가 불가 방침 때문이다.
입대 대상자인 배상문은 2013년 미국 영주권을 얻었고, 병무청으로부터 국외여행 기간 연장 허가를 받아 미국에서 선수 생활을 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병무청이 국외여행보다는 국내 체류 기간이 긴 배상문을 미국 실거주자로 인정하지 않아 국외여행 기간 연장 불가 방침을 통보한 것이다. 이 때문에 배상문은 병역법을 위반하지 않으려면 1월 이내에 국내에 돌아와야 해 미국에서 선수 생활을 하기가 어려워졌다.
배상문 측은 영주권을 얻으면 국외여행 기간을 연장해주는데 병무청이 이를 허락하지 않고 있다며 소송 제기 등 법적 조치를 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상문 측은 이어 안 가려는 게 아니라 연기를 하겠다는 것이며 선수 생활을 포기할 수 없다는 점을 호소하고 있다.
골프계에서는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입상 이상으로 대단한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배상문 같은 골프선수에게도 병역 특례의 혜택이 주어져 절정의 기량을 보일 때 우리나라의 국위를 더 선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문제여서 우려스러운 눈길로 이 문제를 보고 있다.
이동관 기자 dkdk@msnet.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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