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것이 아니라 '제3의 인물'이 저격한 것이라는 식의 근거 없는 음모론이 일본 서점가에 출판되고 있는 현실에서, 저격의 순간이 담긴 영상은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다. 광복 70주년을 맞아 KBS 취재진은 일본과 러시아의 각종 사료를 토대로 필름의 행적을 추적했다.
저격의 순간은 당시 현장에 있던 한 러시아 촬영자의 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다. 우연히도 '역사적 장면'을 포착한 특종이었던 것이다. 이 흑백 동영상은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다. 그러나 의거 전과 후만 있을 뿐, 정작 안 의사가 이토를 쓰러뜨린 바로 그 '결정적 격발의 순간'은 쏙 빠진 것이다. 100여 년 전 당시 일본 측에서 러시아 촬영자에게 거액을 주고 동영상을 독점으로 사들였던 것이다.
그렇다면 왜 '결정적 저격의 순간'이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것일까. 또 저격의 순간을 담은 원본 영상은 어디에 남아있는 것일까. 취재진은 100여 년 전 당시 일본 언론 보도 등을 토대로 결정적 장면이 사라지게 된 것이 우연의 결과가 아니라, 일본 측의 의도적 편집이었다는 것을 밝혀낸다. 또 촬영자가 러시아 사람이었다는 점을 주목해 당시 동영상이 일본에만 독점 판매된 것이 아니라 러시아의 특정 도시에서도 상영됐고, 필름이 러시아에서 공공연하게 유통되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확인했다.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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