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툭하면 "멈춰"…울릉 여객선 통제 심하다

포항∼울릉 12월 운항률 29% …파고 3,4m에도 출항 금지

울릉도 주민들의 생활노선인 포항~울릉 항로의 지난달 여객선 운항률이 29%에 그쳤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중 가장 저조한 수준이다. 겨울에 기상 악화가 잦은 점도 원인이지만 관련 당국이 연안 여객선의 운항 통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각종 물자 운송과 관광 수요를 여객선에 의존하는 울릉 주민들의 불만이 폭발 직전이다.

정기여객선 썬플라워호를 운항하는 대저해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썬플라워호는 해당 항로를 9차례 왕복했다. 선플라워호는 2013년 14회(45%), 2010'2011년은 13회(운항률 42%) 왕복운항했다. 2012년은 다소 낮은 10회(32%)였다.

겨울철 여객선 운항률이 낮은 이유는 기상 악화가 잦기 때문이다. 그러나 계절적 요인 외에도 관련 당국이 최근 연안 여객선의 운항 통제 범위를 강화한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연안 여객선의 경우 기상특보가 발효되는 등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을 경우 해경이 출항을 통제한다. 하지만 ISM코드(국제안전관리규약)를 인증받은 썬플라워호는 출항 통제 대상에서 제외돼 왔다.

ISM코드는 화물선과 위험물운반선, 국제여객선 등에 의무적으로 적용하는 안전관리체계다. 연안 여객선의 경우 ISM코드를 인증받은 2천t급 이상 연안 여객선은 기상특보가 발효된 상황에서도 선사와 선장의 판단으로 출항이 가능하다. ISM코드 인증을 받은 국내 내항 여객선은 썬플라워호와 인천~백령 항로를 오가는 하모니플라워호 등 2척이다.

그러나 관련 당국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ISM코드를 인증받은 연안 여객선에 대해서도 운항을 통제해왔다. 기상특보가 발효되지 않아도 파고가 3.4m를 넘으면 운항을 막았다.

이달 7일 울릉도 도동항에서 오후 2시 30분 출항할 예정이던 썬플라워호가 승객을 태운 채 1시간가량 대기하다 출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대저해운 한 관계자는 "최대파고를 기준으로 하다 보니 기상 여건이 괜찮은데도 출항이 통제될 수 있다. 예년 같았으면 지난달에도 3, 4회는 더 운항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여객선 운항 통제가 강화되면서 울릉도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 울릉도 한 주민은 "무작정 출항 통제 기준을 강화하면 도서민의 삶은 더욱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선박 형태나 운항 능력, 기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출항 여부를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한편 해수부는 ISM코드 인증을 받은 여객선도 출항을 통제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검토 중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아직 착수하진 않았지만 법 개정은 진행될 것 같다. 안전과 편의라는 양면성이 있는 만큼 여러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뒤 결정하겠다"고 했다.

포항 김대호 기자 dhkim@msnet.co.kr

울릉 김도훈 기자 ho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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