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여성 절도 피의자가 경찰의 감시 소홀을 틈타 도주했다가 5시간여 만에 붙잡혔다.
이 피의자는 유치장에 있던 중 "배가 아프다"고 호소해 치료를 받으러 간 병원에서 대구 중부경찰서의 호송경찰관이 남성이라는 점을 노려 여성 화장실에 들어간 뒤 창문을 통해 달아났다. 당시 경찰관은 경찰청의 '수갑 등 사용 원칙'에 정해진 피의자 화장실 사용 시 지침을 따랐으나 피의자가 여성이라 화장실 안까지 따라가지 못해 도주를 막지 못했다. 이 경찰서 형사과에는 여성 경찰관이 1명도 없다.
피의자 A(38) 씨가 병원 2층 화장실 창문을 통해 달아난 건 12일 오전 8시 10분쯤. A씨는 지난해 12월 21일 대구 중구 동성로 귀금속 가게에서 손님을 가장, 50만원 상당의 금귀걸이를 훔쳐 달아났다가 11일 오후 4시쯤 긴급체포됐다. 유치장에 있던 A씨는 "압정과 목걸이 펜던트(목걸이에 다는 장식)를 삼켜 배가 아프다"고 호소해 이날 오후 10시 50분쯤 계명대 동산병원으로 이송됐다.
병원 검사 결과 A씨의 위에서 목걸이 펜던트가 발견됐고, 의료진은 12일 오전 위내시경으로 이를 꺼낼 예정이었다. 하지만 A씨는 응급실에서 대기하던 중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했고, 남성 경찰관 2명이 한쪽 수갑을 풀어주자 화장실에서 달아났다. 당시 화장실 입구를 지키던 경찰관은 A씨가 나오지 않아 들어가 보니 링거 줄만 있어 도주한 사실을 알았다.
경찰은 A씨가 달아난 지 5시간여 만인 이날 오후 1시 23분쯤 택시기사의 제보 등을 통해 달서구 죽전동 한 병원에서 딸과 함께 있던 A씨를 붙잡았다. 검거 당시 A씨는 한쪽 손에 수갑을 찬 상태였고 도주 과정서 척추를 다쳐 이 병원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김봄이 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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