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新한국 실천적 청사진"-"불통의 자화자찬 절망"

여야 대통령 신년회견 반응 온도차…여 일각 "상황 인식 안이" 걱정도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뒤 정국이 안갯속이다. 극명하게 엇갈린 여야의 반응도 그렇지만 여권 내부도 당황한 눈치다. 청와대가 민심을 제대로 읽고 있느냐는 위기의식이 커지고 있다.

연말 정국을 강타한 비선실세 국정농단 파동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경질을 포함한 쇄신을 요구한 여론과 야당의 주장을 박 대통령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과 비서진 3인의 경질은 없다는 것이 박 대통령의 뜻이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절망만 담은 불통(不通)의 자화자찬 기자회견이라 비판했다. 유기홍 수석대변인은 12일 회견 직후 "(비선실세 국정농단 파동에 대한) 반성과 사과는 없고 대통령이 남 탓만 하고 있다. 정말 정신 차려야 할 분은 박 대통령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새정치연합은 2'8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더욱 강력한 대여 공세를 다지고 있다. 박지원 이인영 문재인 세 당대표 후보는 회견 직후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박 후보는 "국민 삶을 개선할 방법이 없다. 투쟁의 계절이 올까 가슴이 무겁다"고 했고, 이 후보는 "국민 외면을 넘어 '국민 무시' 신년사"라 했으며, 문 후보는 "국정운영'소통'위기관리 능력이 없는 3무(無) 회견"이라 공세했다.

여권은 지도부와 당심이 엇박자다. "경제살리기가 가장 중요하다는 말씀에 공감했다"(김무성 대표), "모든 부분에서 상당히 진일보한 인식"(이완구 원내대표), "총체적으로 아주 생산적이고 진솔한 회견"(서청원 최고위원) 등 지도부 평가가 나왔고, 박대출 대변인도 "신(新)대한민국으로 가기 위한 실천적 청사진을 제시했다"고 논평했다.

하지만 여권 한 관계자는 "경제와 통일 분야는 써먹던 이야기의 재탕이었다. (비선실세 파동에 따른) 개각 폭과 범위, 시기가 궁금했지만 시인도 사과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고, 여권 다른 인사는 "국민이 듣고 싶은 이야기가 없다. 상황 인식이 안이하다"고 했다.

당내 초'재선 국회의원 모임인 '아침소리'는 "기강해이와 불통 논란을 가져온 현 정국 혼란의 심각성을 인식하는 데 청와대와 국민 사이에 다소 간극이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친이계를 포함한 비박계는 위기의식을 느끼는 모습이다. 친이계 조해진 국회의원은 "집권 3년 차가 우려된다. 기존의 틀에 안주하고 그냥 간다는 뜻인데… 최근 사태들이 재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4월 보궐선거를 어떻게 치르느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상현 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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