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최근 "있을 때는 몰랐는데 떠나고 나니 허전하다"며 마운드의 한 축이었던 베테랑 배영수와 권혁의 공백에 대해 이야기했다. 류 감독은 그러면서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선발투수 후보들의 구위를 봐가며 제5선발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상무에서 복무하고 돌아온 정인욱(25)은 그런 류 감독의 불안을 지워줄 유력한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 "가능성이 있는 친구"라는 게 류 감독의 평가이다. 정인욱은 입대 전인 2010년 4승2패, 2011년 6승2패, 2012년 1승1패를 거두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입단 때부터 '삼성의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은 정인욱은 신인의 자세로 다시 도전한다. "1군에 올라가는 게 당면 과제입니다.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가고 싶지만 어떤 역할이든 할 겁니다. 무엇보다 부상 없이 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몸을 만들고 있습니다."
정인욱은 지난해 9월 제대 이후 재활에 집중했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10월 초에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 들어가 최근까지 어깨를 추슬렀다. 시속 140km 초반대인 직구 구속은 날씨가 따뜻해지면 더욱 올라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간인 신분이 됐지만 여행 한 번 가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신인이 됐다는 기분으로 땀 흘리고 있습니다. 제가 닮고 싶은 오승환(한신 타이거스) 선배처럼 뛰어난 투수가 되려면 노력하는 수밖에 더 있겠습니까?"
정인욱의 장점은 자신감이다. "평소에는 그렇지 않지만 마운드에 올라가면 '때려봐야 홈런밖에 더 나오겠어'라는 배짱이 생기더군요. 제가 아직은 잃을 게 없는 젊은 투수이기도 하고요. 다만 잘 던질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기복이 심한 것은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185cm의 키에 85kg의 몸무게로 좋은 신체 조건을 가진 정인욱은 마운드 경험이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대구고 2학년 때까지만 해도 주로 2루수를 맡다가 강한 어깨가 눈에 띄어 포지션을 바꿨다. 하지만 3학년에 올라가면서 기량이 일취월장, 2008년 청룡기와 봉황대기 고교야구대회의 최우수선수(MVP)에 연거푸 뽑히면서 프로 구단 스카우터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정인욱은 지난 시즌 퓨처스(2군) 리그 12경기에서 5승2패 평균자책점 4.00의 성적을 남겼다. 54이닝을 소화하면서 사사구 28개와 탈삼진 33개를 기록했다. 피홈런은 없었다.
"상무에서 투심 계열의 변화구를 새로 익혔습니다. 실전에서 완벽하게 구사할 수준으로 끌어올리려고 애쓰고 있고요. 복귀 첫해에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적지않지만 보직과 관계없이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제 저의 가치를 보여주는 일만 남았습니다."
이상헌 기자 davai@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