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슈틸리케의 '럭키 세븐'…쿠웨이트 꺾고 8강 확정

선발 7명 과감한 교체…경기 내용은 미흡, 선수 휘어잡기는 성공

13일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AFC 호주 아시안컵 A조 조별리그 2차전 한국 대 쿠웨이트 경기. 결승골을 성공시킨 남태희가 환호하고 있다. 2015.1.13 /연합뉴스
13일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AFC 호주 아시안컵 A조 조별리그 2차전 한국 대 쿠웨이트 경기. 결승골을 성공시킨 남태희가 환호하고 있다. 2015.1.13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끄는 울리 슈틸리케(독일) 감독의 자신감이 승리를 이끌었다.

쿠웨이트전을 앞두고 "나에게는 등번호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주전과 백업에 구별을 두지 않겠다고 목소리를 높인 슈틸리케 감독은 오만과의 1차전 선발 멤버를 무려 7명이나 교체했다. 주전의 부상과 컨디션 저하 탓도 있지만 그는 무모해보일 정도로 '베스트 11'을 바꿨다.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아 비난받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승리로 선수 길들이기(휘어잡기)와 대표팀 만들기란 두 가지 과제를 일단 잘 풀어냈다. 슈틸리케가 이번 대회 우승과 함께 2018 러시아 월드컵의 밑그림을 어떻게 그릴 것인가에 축구팬들이 주목하고 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13일 호주 캔버라의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호주 아시안컵 축구대회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쿠웨이트를 1대0으로 꺾고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국은 2연승으로 승점 6을 챙겼으나 이날 오만을 4-0으로 물리친 호주(승점 6)에 골 득실에서 뒤져 조 2위를 차지했다. 이로써 한국은 17일 호주와 A조 1위 자리를 놓고 조별리그 최종전을 갖는다.

한국의 결승골은 '슈틸리케호 황태자' 남태희가 터뜨렸다. 전반 36분 남태희가 머리로 골망을 흔든 골을 한국은 힘겹게 끝까지 지켜냈다. 남태희는 오른쪽 측면에서 오버래핑에 나선 차두리가 올린 크로스를 정확한 헤딩슛으로 마무리했다. 오른쪽 윙 공격수로 나선 남태희는 후반전에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겨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남태희는 그러나 볼 터치와 집중력 부족으로 추가골 기회를 살리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양팀은 조심스럽게 전반전을 보냈으나 후반전에는 정면으로 격돌했다. 골이 절실한 쿠웨이트가 공격에 무게중심을 두면서 자연스레 공방이 이뤄졌으나 양팀 모두 이렇다할 소득을 내지 못했다.

한국은 최전방 공격수 이근호와 김민우(왼쪽 윙), 남태희, 이명주(공격형 미드필더) 등 공격진 4명을 모두 1차전과 다른 멤버로 구성했다. 수비진에도 중앙 수비수 장현수, 오른쪽 윙백 차두리를 선발 투입했으며 골키퍼도 김진현 대신 김승규를 내보냈다. 후반전에는 조영철과 이정협을 교체 투입하며 추가 골을 노렸고, 막판에는 승리를 지키려고 수비형 미드필더 한국영을 넣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후 "더는 우리가 우승후보가 아니다. 우리가 운이 좋았다"며 경기 내용에 대한 실망감을 표시했다. 주장 기성용도 "7명이 바뀌면서 조직적으로 움직이지 못해 힘든 경기를 했다"고 밝혔다.

김교성 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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