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모습을 다양하게 보여드리면 대중들의 관심이 변하지 않을까요? 당연히 그럴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해요."
이제 배우라는 이름을 얻을 수 있게 됐다. 물론 이전에도 드라마와 영화에서 얼굴을 보인 적이 있으나, 클라라(본명 이성민'29)에게 '배우'라는 이 호칭은 어울리지 않는 듯했다. '섹시' '노출'이라는 수식어가 더 적합하다는 얘기가 많았다.
클라라 본인도 이를 인정하는 바다. 이제는 그런 시선을 싫어할 법도 한데, 그는 '섹시'라는 단어를 거부하지 않는다. "여자로서 섹시하다는 단어는 칭찬이니 감사하죠.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웃음)
2013년 5월 화제가 된 '레깅스 시구'. 아무래도 이 시구 한 번이 클라라라는 사람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몸매가 드러나는 옷을 입고, 대놓고 '나 섹시하다'를 자랑(?)했다. "내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란다. 이후 섹시 이미지는 자연스럽게 클라라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물론 안 좋은 소리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클라라는 멘탈(정신력)이 강했다. 울지도 않았다. 과거 악플을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다. 입에 담기도 힘든 글을 보고 눈물 흘린 여자 연예인들이 꽤 있는데 클라라는 제외다. 자신이 중심을 잃으면 미끄덩하고 나락으로 떨어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랬으면 지금의 클라라는 없다. "언젠가는 클라라에 대해 제대로 알아주겠지!"라는 마음으로 꿋꿋하게 앞만 보고 달려왔다.
부모님 덕도 있다. 딸을 믿어주고 자랑스러워해줬다. 존재만으로 힘이 된다. 사실 클라라는 이전에는 '코리아나 딸'이었다. 본인이 의도한 건 아니지만, 아버지인 이승규 씨가 활동했던 그룹 코리아나 덕분에 그렇게 불렸다. 클라라는 "아빠 덕분에 선배들과 친해질 수 있었다. 행복한 과거"라고 기억했다.
클라라는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들고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재주가 있는 듯하다. 앞서 영화 '워킹걸' 제작발표회에서 "현장 분위기를 밝게 만들었다"고 같이 연기 호흡을 맞춘 조여정이 입이 닳도록 클라라를 칭찬했다. 어렸을 때부터 분위기 메이커였던 듯싶다. 본인은 기억나지 않지만, "친척들의 말에 의하면 항상 밝았대요"라고 웃는다.
클라라는 본격적으로 주인공을 맡아 자신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영화를 만나서인지 더 밝아진 듯싶다. 하루아침에 회사에서 해고당한 커리어우먼 백보희(조여정)와 성인용품숍 CEO 오난희(클라라), 두 워킹걸의 은밀한 동업을 그린 영화 '워킹걸'. 주인공으로 관객을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감독님이 '클라라 하면 섹시와 노출이 붙는데 이번 영화를 통해 다른 매력을 보여주고 싶다, 자신 있다'고 하셨어요. 그렇게 말씀하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했죠. 제 이미지 때문에 캐스팅 안 하려는 분이 많은데, 그런 부분을 생각해주고 발전시켜주고 싶다고 하시니 고마울 따름이었죠. 배우는 어느 감독님을 만나느냐에 따라 이미지가 바뀌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앞서 정 감독의 '클라라, 성인용품 사용기' 발언은 논란이 됐다. 클라라의 연기 열정을 언급했을 뿐인데 오해가 일었다. 클라라는 "오히려 죄송했다"며 "감독님이 내게 애정도 많고, 칭찬도 많이 해줬다. 좋은 뜻으로 해준 말인 걸 안다"고 했다. 또 "감독님이 하나하나 잘 잡아줬다"며 "억지로 주입한 게 아니라 공감이 잘 되게 대화를 많이 나눴다"고 좋아했다. "다음에도 찾아만 주면 같이 작업하고 싶다"고 했다.
파트너 조여정도 클라라에게는 힘이 됐다. "한참 후배인데도 자유롭게 연기하라고 해줬다"고 회상했다. 클라라는 또 "도대체 기 싸움이 뭔가요?"라고 되묻기도 했다. 촬영 현장이 행복하고 즐거웠다는 다른 말이다. 몇 번 보지 않은 클라라를 정확하게 판단할 순 없지만, 미워할 수 없는 존재인 건 확실하다.
과거 자기가 잘할 수 있다고 믿은 일이 안 풀려 주눅이 들었다는 클라라. 이제 자신감도 찾았고 자신을 어필해야 하는 것도 알게 됐다. 우울한 걸 티 내기 시작하면 더 우울해질 수 있을 것 같아서 부러 밝은 체하기도 한다는 그다.
클라라는 "자신감이 두려움을 없애고 나를 당당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나한테는 내일이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뛰었어요. 8년 동안 열심히 연기 생활을 했지만 알아주는 이가 없었는데, 지금 이렇게 바쁜 건 감사한 일이죠. 화보나 다른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통해, 또 이번에 발매한 '귀요미송 2'를 통해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제가 가진 이미지가 여러 가지 색깔이 있다고 저는 믿고 있어요.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있죠. 저 자신을 위한 거잖아요? 활동하면서 좋은 에너지를 뿜어내고 싶어요."
클라라는 곧 홍콩으로 건너가 영화도 찍는다. 두드리고 또 두드린 결과다. 지난해 미국에서 오디션을 보고, 한국영화에 관심이 많다는 걸 알게 됐다. 지인을 통해 오디션을 보게 됐고, 휴가차 간 미국에서 미팅 수가 늘어나면서 또 다른 일이 이어졌다. 그 결과의 하나로 홍콩영화에 캐스팅됐다. '천국에서 떨어진 웰시코기 프린스'라는 이름의 단편이지만, 홍콩필름페스티벌에서 소개될 영화라 허튼 작품은 아니다.
클라라를 보면 진정 원하는 일을 향해 노력하면 못 할 건 없다는 말이 떠오른다. 그를 본보기 삼은 지망생도 생길 법하다. 클라라는 "모두가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 본인이 원하는 일을 계속 열심히 하다 보면 언젠가 기회는 오는 것 같다"고 조언했다. 뻔하지만 가장 현실적인 조언이다. 현재 클라라의 인지도와 위치는 본인이 이뤄낸 결과물이니까.
속된 말로 이제 좀 떠서 변하지는 않았을까?
"예전에는 기회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도 마찬가지예요. 찾아주시면 마냥 좋아요. 물론 청순한 면 등 다른 모습을 보여줄 작품의 출연 제의가 들어오면 좋겠죠. 하지만 섹시 콘셉트도 좋아요. 청순한 면과 섹시한 면을 보일 작품이 동시에 같이 들어오면요? 아마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되지 않을까요?"(웃음)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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