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왕'으로 알려진 예영숙(56'사진) 삼성생명 명예본부장이 13번째 왕관을 쓴다. '2014년 삼성생명 전사 챔피언'으로 선정된 그는 19일 오후 호텔인터불고에서 열리는 고객 초청행사에서 등극한다. 2009년 삼성생명 최초로 10년 연속 '그랜드 챔피언'에 오른 후 두 번이나 더 보험왕에 올랐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특별할 것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번 챔피언 등극은 감회가 남다르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어요. 어느 날 갑자기 경찰이 찾아와 터무니없는 혐의를 씌우면서 범죄자로 몰고 수사를 시작했어요. 수없이 결백을 주장했지만, 경찰은 오히려 확인도 되지 않은 내용을 언론에 발표했지요. 정상적인 보험영업활동을 피의자와 짜고 불법으로 자금을 세탁한 것처럼 왜곡하고 10년 연속 전국 보험왕을 차지한 것마저 불법자금을 유치하거나 갖가지 편법을 동원한 것처럼 몰고 가 가슴이 찢어졌지요."
2013년 11월 예 본부장이 12번째 보험업계를 제패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일어난 일이었다. 당시 보험업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이른바 보험왕 리베이트 사건이었다.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후 고객들의 항의'문의가 빗발쳤다. 업무에서도 떠나 있어야 했다.
석 달도 지나지 않아 무혐의로 결론이 났다. 그러나 후유증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을 관리한다더라' '뭔가 있으니까 가만히 있지, 왜 경찰을 상대로 명예훼손을 주장하지 않지?' 등 불편한 시선들이 그를 괴롭혔다.
"경찰의 짜맞추기 수사도 억울했지만, 더 화가 나는 것은 무혐의 결정이 난 후로도 저를 안 좋게 보는 세간의 시선이 있어요. 특히 아직도 노태우 전 대통령, 문희갑 전 대구시장의 비자금관리책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 너무 억울했습니다."
울화통이 터져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다. 경찰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설 수도 있었고 '억울하다'고 언론에 하소연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오히려 이를 악물었다. 물론 사건이 확대되기를 꺼리는 회사 분위기도 있었다. 답은 역시 보험에 있었다. 현장으로 돌아오기로 결심했다. 자신을 믿어주고 걱정해준 1천500여 명의 고객들에게 보답하는 길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한 해 동안 열심히 뛴 결과 23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예년보다 10% 정도 많은 수치다.
새해에는 보험왕이 아닌 봉사왕에 도전한다. 챔피언 수상으로 받은 상금 1천만원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흔쾌히 기부했다.
"전국에 40만 명의 보험설계사가 오늘 이 순간에도 보험영업에 대해 강한 자부심과 긍지로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있습니다. 다시는 이들의 자존심과 명예가 훼손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새해 그의 또 다른 소망이다.
최창희 기자 cchee@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