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목 이책!] 쿠쉬나메

쿠쉬나메/ 배유안 지음/ 한솔수북 펴냄

지구촌을 가로지르는 사랑 이야기로 가야왕 김수로와 인도 공주 허황옥의 설화가 유명하다. 삼국유사에 기록된데다 두 주인공이 김해 김씨 및 김해 허씨의 뿌리라는 점에서 역사적으로 많이 주목받았다.

이들보다는 조금 덜 알려져 있지만 만만치 않은 스케일의 사랑 이야기가 있다. 신라 공주 프라랑과 페르시아 왕자 아비틴의 사랑을 기록한 고대 페르시아 대서사시 '쿠쉬나메'다.

쿠쉬나메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알려진 시기는 2010년 전후다. 2013년에는 영국 국립도서관 희귀문서 중에서 그 원본이 발견돼 현재 번역 및 연구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쿠쉬나메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전체 800쪽 중 500쪽 이상이 신라에 대한 기록이기 때문이다. 1천300년 전 신라는 서역과 그 너머에서 유행하는 패션, 사치품, 과학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경주의 한 고분에서는 봉수형 페르시아 유리(국보 193호)가 발견됐을 정도다.

유물에 대한 관심을 넘어 페르시아 문화가 어떻게 신라로 유입됐는지 루트를 찾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경상북도 코리아 실크로드 탐험대는 이란 현지에서 관련 문화 행사를 열고, 페르시아 왕자의 귀국 루트를 재현하는 시도도 펼쳤다.

이 책은 쿠쉬나메를 재창작한 동화다. 저자는 신라 공주와 페르시아 왕자의 사랑 이야기뿐만 아니라 두 나라의 문화가 얼마나 아름답게 어우러졌고 그 결실이 역사에 어떤 자취를 남겼는지 이야기한다. 232쪽, 1만원.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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