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국립공원 주요 탐방로에 이동통신 불통지역이 많아 긴급사항 발생 시 휴대폰을 이용한 긴급신고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모 씨 등 탐방객들은 "소백산 등산로 대부분이 휴대폰 사용이 불가하거나 통신상태가 불량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이런 상태라면 등반 도중 긴급사항 발생 시 신고하기가 힘들어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영주소방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8일 오후 1시 32분쯤 소백산국립공원 비로봉 정상 인근에서 체력 저하와 저체온증 환자가 발생했고, 지난해 10월 26일 오후 5시 50분쯤 국망봉 돼지바위 인근에서 강모(16) 군이 발목을 다쳐 119구조대가 출동했다.
최근 3년간 산악구조로 출동한 건수는 2012년 31건(13명), 2013년 20건(7명), 2014년 39건(23명)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산악사고가 빈번하지만 이동통신사들과 국립공원 측은 환경문제와 산악지형, 장비 설치의 어려움 등으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산세가 험준해 전기 공급과 변압기 설치 등에 어려움이 많다. 현재 기지국은 소백산 정상 비로봉과 희방탐방로에만 설치돼 있어 이들 지역 부근만 통신이 가능하다. 나머지 대부분 탐방로는 멀리서 날아오는 신호가 간간이 잡힐 뿐"이라고 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소백산관리사무소 측은 주요 탐방로 중 이동통신이 가능한 지역은 70
~90% 이른다고 밝히고 있다. 소백산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휴대폰 불통 문제를 해결하려고 이동통신 3사에 기지국 설치 협조 공문도 보내고, 수시로 전화 협의를 한다. 통신사들이 현장 실사를 나오지만 탐방로 상에 설치 문제가 까다로워 협의가 쉽지 않다"고 했다.
지난해 12월 소백산 자락길 산행에 나섰던 김모(48) 씨가 발목을 다쳐 구조요청을 하려다 휴대폰 불통으로 신고조차 못 해 동료들의 도움으로 산 아래까지 간신히 내려왔다. 김 씨는 "수많은 등산객들이 찾는 자락길에서 휴대폰이 불통이라니 이해가 안 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한국 관광의 별로 선정된 소백산(소백산 자락길 포함) 탐방객 수는 2012년 86만3천975명, 2013년 97만8천397명, 2014년 104만4천332명으로 매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산악인 박모 씨는 "탐방로 곳곳에 다목적 위치표시판을 설치해 놨지만 휴대폰이 터지지 않으니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라며 "안전사고나 재난 발생 시 이동통신을 통한 긴급신고가 가능하도록 이동통신 중계기를 대폭 증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주 마경대 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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