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나아가 남부권 상생의 절박함이 신공항 건설을 향한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냈다. 극적 반전으로 정부에 신공항에 대한 영남권 지자체들의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성공, 남부권 신공항 건설에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5개 시도가 합의한 안은 정부가 제시한 4가지 안 중 두 번째(외국 용역기관 일임)를 중심으로 세 번째 안(정부 결정 일임)이 결합된 방안으로 볼 수 있다. 국토부는 이달 9일 영남권 5개 시도에 ▷단계별 검토 ▷외국 용역기관 일임 ▷정부 결정 일임 ▷새로운 대안 제시 등 4가지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유력한 중재안으로 알려졌던 것은 첫 번째 단계별 검토안으로 통합신공항 우선 검토(대구 주장) 후 사전타당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기존공항 존치안 등 다른 대안(부산 주장)을 검토하는, 말 그대로 양 지자체의 주장을 결합한 중재안이었지만 5개 시도는 백지위임안을 선택했다.
실제 협의회 모두 발언에서 홍준표 경남지사는 "지난해 10월 창원에서 열린 시도지사협의회에서 정부의 용역 결과를 수용한다는 데 공동 합의한 뒤 신공항 건설 문제는 정부에 일임하고 끝난 줄 알았다. 신공항 문제는 5개 시도지사가 정부 용역 결과를 따르겠다고 이미 합의했으니 이젠 정부에 백지위임해야 한다. 영남권 5개 시도가 공항 문제로 분열과 갈등으로 가서는 영남권 전체가 어렵다"며 백지위임에 대한 강력한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에 앞서 최근 서병수 부산시장이 민간유치 신공항 건설에 대한 의사를 나타내고, 부산의 시민사회단체까지 지지 기자회견을 하면서 경남과 울산을 더욱 자극했고, 홍준표 경남지사와 김기현 울산시장의 밀양 지지 발언으로 골이 더 깊어졌다.
이 때문에 이번 극적 합의는 더욱 큰 의미를 지닌다. 이번 영남권 5개 시도의 극적 합의는 지자체 간 의견 대립과 갈등을 대화로 풀어 상생할 수 있다는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현재 시점에서 신공항 추진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생각했다. 모두 발언에서 강조한 것은 신공항 용역이 미룰 수가 없다는 절박감을 표현한 것이었다"며 "국토교통부가 지자체 합의를 핑계로 신공항 추진을 무산시킬 수 있다는 절박감이 모든 시장과 도지사의 합의에 이르렀다"고 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5개 시도가 오늘 합의 못 하면 남부권 신공항은 물 건너 간다는 절박감이 공감대를 형성해 극적 합의를 도출해냈다"며 "합의가 될 때까지 밤을 새워서라도 끝장을 낼 작정이었다"고 했다.
이호준 기자 hoper@msnet.co.kr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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