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새정치연합, 정녕 '가마솥 안 개구리'가 되려는가

지난 16일 새정치민주연합 첫 국정자문회의에서 쏟아져 나온 전직 장차관급 인사들의 쓴소리는 새정치연합이 왜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지를 가감 없이 보여줬다. 지난 주말에 나온 여론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도는 35%로 취임 이후 가장 낮았다. 그럼에도 새정치연합의 지지도는 23%로 여전히 20%대에 머문 것은 물론 그 전주보다 오히려 1%포인트 떨어졌다. 새누리당(43%)보다는 무려 20%포인트나 낮았다.

정당별 지지도는 상보적 또는 대립적 관계여서 집권층이 높아지면 야당은 낮아지고 야당이 낮아지면 집권층이 높아지는 것이 보통이다. 지난 주말 여론조사는 이런 부등식이 새정치연합에는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박근혜 정권이 죽을 쑤고 있는데도 그 반사이익도 챙기지 못할 만큼 더 죽을 쑤고 있다는 얘기다.

국정자문회의에서 이근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은 새정치연합의 이런 모습을 "서서히 데워지고 있는 가마솥의 개구리를 보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 국민이 바라는 제1야당의 상(像)을 알려고도 하지 않은 채 서서히 망해가고 있다는 소리다. 지지율이 20%대에서 고정된 것이 언제부터인지 가물가물할 만큼 오래됐는데도 이를 타개하려는 움직임은 없으니 그런 소리를 듣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이런 쓴소리가 이번만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대선과 총선 등 각종 선거에서 패배할 때마다 비슷한 충언(忠言)들이 쏟아져 나왔지만 새정치연합은 듣는 척만 했을 뿐 사고와 행동의 교정으로 연결시키지 않았다. 그 결과 패배는 이제 습관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그나마 지지세력이 있는 수도권이나 호남지역의 새정치연합 국회의원들의 관심은 정권 탈환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의 선수(選數) 늘리기라는 소리도 나온다.

패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충언에서 자신의 허물을 보지 못하는 불감증은 이제 체질화됐다. 제1야당의 이런 무기력함은 건전한 대안 세력의 부재라는 점에서 국가와 국민 모두의 불행이다. 이를 막는 방법은 간단하다. 죽을 각오로 혁신하는 것이다. 그 방향은 이미 제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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