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영남권 5개 시도지사의 극적 합의로 조만간 입지 선정을 위한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이 착수될 것으로 기대된다. 용역이 시작되면 각 시도는 각자 원하는 입지가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도록 온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용역에서는 접근성과 환경, 경제성, 안전성 등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후보지인 밀양과 가덕도를 쟁점별로 비교해 살펴본다.
①접근성·경제성 최적화
신공항 건설비, 물류 이동 등 경제적인 측면에서 밀양이 가덕도에 비해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구경북연구원은 신공항 건설비의 경우 가덕도는 활주로 1본(3천500m)의 중소규모 공항을 건설하는 데 순공사비가 6조원 정도 드는 반면 밀양은 활주로 2본(3천200m, 3천800m)을 건설하는데도 가덕도(활주로 1본)보다 적은 비용으로 국제허브공항을 건설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게다가 공항으로의 접근로 확보를 위한 SOC 건설비용도 밀양이 가덕도의 절반 이하일 것으로 예상된다.
영남권을 아우를 수 있는 신공항 최적지와 관련, 5개 시도 주요 도시와의 거리'소요 시간 등을 객관적으로 분석하는 것도 입지 선정을 위한 중요한 작업 중 하나다.
접근성에선 대구'경북'부산'경남'울산 등 5개 시도의 중간 바로 밑에 있는 밀양이 우리나라 남쪽 끝 부분에 위치한 가덕도보다 객관적으로 앞서 있다고 보고 있다. 밀양의 경우 영남지역의 주요 도시에서 자동차로 대부분 1시간 이내로 접근할 수 있는데다 호남권 일부 지역까지 영향권 내에 둘 수 있어 남부권 중추공항으로서 손색이 없다. 가덕도는 우리나라 동쪽 끝 부분에 위치하는 등 지리적으로 치우쳐 있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밀양과 가덕도를 중심으로 영남지역 주요 도시들과의 접근성을 살펴보면 밀양 70㎞ 내엔 창원, 마산, 부산, 경산, 울산, 대구, 진주, 경주 등이 위치해 있다. 반면 가덕도는 창원과 부산, 마산 정도다. 또 밀양의 경우 영남지역 어디에서도 도로망을 타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췄지만, 가덕도는 현재로선 가덕대로가 유일한 접근로여서 밀양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진다. 울산이 접근성을 강조하며 밀양을 지지하게 된 것도 이 때문이다.
공항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있으려면 주요 도시들로부터 1시간 이내에 있어야 한다. 실제 세계적 국제공항은 권역 내 항공 수요도시로부터 반경 70㎞ 이내에 위치하고 있다. 선진국 경우 국제공항에서 이동시간 1시간권 내 지역에 기업클러스터가 형성돼 있다. 후쿠오카, 시드니, 프랑크푸르트, 애틀랜타, 싱가포르, 하네다, 샌프란시스코, 드골, 히드로, 로스앤젤레스, 광저우, 베이징, 상하이, 홍콩, 타이완, 간사이, 쿠알라룸푸르 등 세계적 국제공항은 주요 도시들로부터 반경 70㎞ 내에 위치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침체된 남부경제권의 연계'협력 및 발전의 기폭제 역할을 위해선 공항의 영향권 내 주요 도시 입지가 관건이다.
또 영남지역에서 항공화물 수요가 가장 많은 곳이 경북(구미)인 것을 감안할 때 산업 등 경제적인 차원에서 가덕도보다는 밀양이 남부권 경제공동체 건설에 더욱 적합한 후보지라는 주장도 있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201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전체 항공물류 중 영남지역이 20.5%를 차지한다. 이 가운데 대구'경북이 9만7천355t(8.8%)으로 가장 많고, 울산'경남 8만3천132t(7.5%), 부산 3만5천109t(3.1%) 순이다. 영남지역만을 놓고 봐도 대구'경북이 42.8%로 가장 많다.
부산은 선박화물이 주를 이뤄 항공화물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항공화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어디가 큰 지,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는 곳이 어딘지도 입지를 선정할 때 고려할 만하다.
법무부 출입국 통계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인천공항 출입국 이용객도 대구가 24.6%로 영남지역 중 가장 많았고, 경북 23.3%, 부산 22.9%, 경남 19.5%, 울산 9.7% 순으로 나타났다.
②환경 오염 최소화
밀양은 환경영향평가법령상 신공항 건설 사업 추진이 불가능한 생태지역이 없다. 반면 가덕도는 생태자연도 1등급(지형 1등급), 녹지자연도 8등급 이상 등 신공항 건설 사업 추진이 힘든 지역이 9곳이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태자연도 1등급, 녹지자연도 8등급 이상 지역은 환경영향평가 시 협의조차 불가능한데, 사업 추진을 위해선 이들 생태지역을 훼손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가덕도엔 멸종위기 1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수달을 비롯한 구렁이, 삵, 맹꽁이 등이 서식하고 있고, 천연기념물(제179호)인 낙동강 하류 철새도래지도 있어 자연생태계 침해가 우려된다.
게다가 밀양은 산봉우리 절토 등 공사 후 절토지 생태계 복원이 가능하다. 하지만 가덕도는 남쪽 끝의 국수봉을 완전히 제거해야 해 자연생태계 복원이 힘들고, 대규모 해양 매립에 따른 해양 오염 및 해양 생태계 파괴, 어업권 및 대규모 김 양식장 침해 등도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견고한 지반이 필수요건인 공항 부지의 지반 개량을 위한 매립재 확보 문제 등 연약지반을 개량해 공항 부지로 조성하는 비용도 많이 들고, 국수봉을 깎은 흙과 모래를 바다에 매립해야 해 환경 파괴 역시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대규모 해상 매립을 위해선 해양 연약지반개량 공법인 DCM(Deep Cement Mixed Method) 등을 적용해야 하는데, 가덕도 해상은 평균 수심 17m를 포함, 연약지반층이 40~60m로 깊게 형성돼 있어 연약지반을 모래로 메우기 위해 물을 막는 차수 비용만 1조원 정도 들것으로 보인다.
③공역 등 안정성 확보
공항을 건설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인 안전성에서도 밀양이 가덕도를 앞선다는 분석이다. 밀양은 인근 공항과의 공역 충돌이 없고, 충분한 슬롯(이'착륙 용량)을 공급할 수 있지만 가덕도는 가덕수로 운항 선박 및 해상구조물, 을숙도'낙동강 철새 등 안전을 위협하는 공항 운영 장애 요소에다 20㎞ 내에 위치한 진해'김해공항과 공역이 중첩돼 사고 및 이'착륙 시 슬롯 공급 제한이 우려된다.
게다가 외해에 위치한 탓에 태풍이나 해일 등 자연재해에도 취약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 해안공항인 샌프란시스코(2013년), 센다이(2011년) 공항에서 항공기 방파제 충돌, 쓰나미 피해 등 대형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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