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는 스위스 알프스 자락에 있는 작은 도시이름이다. 인구라야 1만 명 남짓하다. 해발 1,560m 높이에 위치해 있어 겨울철이면 스키어들로, 여름철에는 피서객과 등산객들로 붐빈다.
정작 이 도시가 유명세를 탄 것은 세계경제포럼(WEF) 덕이다. WEF는 독일 태생 유대인인 제네바 대학의 클라우스 슈왑 교수가 1971년 비영리 재단으로 만들었다. 본부는 제네바에 두고 1981년부터 해마다 한 차례 다보스에서 회의를 연다. 이른바 다보스포럼이다. 세계경제포럼보다 다보스포럼이 더 귀에 익다.
다보스로 옮겨온 포럼은 세계 지도자급 인사들의 네트워킹 장이 됐다. 해마다 이맘때면 세계 각국의 정상과 국제기구 수장, 재계 및 금융계 거물들이 다보스에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의견을 나눈다.
올해도 포럼이 21일 다보스에서 개막됐다. 140여 개국에서 온 2천500명 이상의 글로벌 리더들이 참석했다. 중국 리커창 총리를 포함해 40여 개국 수반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김용 세계은행 총재 등도 모습을 드러냈다. 기업인으로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 등도 이곳을 찾았다.
올해의 주제는 '새로운 세계 상황'(The new global context)이다. 지구촌 리더들이 모여 기후변화를 비롯한 ISIS 분쟁과 에볼라 등 다양한 의제를 논의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대하는 지구촌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다보스를 향한 진입장벽이 너무 높아서다. 우선 포럼에 초청받기 위해 5만2천달러를 내야 하고, 다보스에 와서 입장료 1만9천달러를 또 내야 한다. 한 차례 참가하기 위해 기본 경비만 7만1천달러(원화 7천700만원)를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이 역시 일반 세션에 참가하는 비용에 불과하다. 개별 세션에 참가하려면 입장료를 포함해 참가비는 15만6천달러(1억7천만원)로 껑충 뛴다. 이뿐 아니다. 침실 5칸짜리 스위스식 오두막을 렌트하게 되면 렌트비만 1주일에 14만달러가 필요하다.
이쯤 되면 포럼은 글로벌 이슈를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고 그냥 돈 잔치일 뿐이다. '비영리단체'라는 이 포럼을 두고 '자본주의자들의 향연'이라는 별칭이 붙은 것도 어색하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도 기업인들이 여기에 다녀온 것을 우쭐해 한다. 하지만 꼼꼼히 짚어 보면 다보스에 다녀온 것이 자랑인 시대는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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