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담실에서-청소년] 학교 가기 싫어하는 아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고민="학교에서 문제 행동을 일으키고 무슨 일이든 자기 마음대로 하려는 아들이 너무 밉고 싫어요!"

오늘도 전화벨 소리가 울리면 심장이 순간 멈추는 듯합니다. 저는 초등학교 1학년 남자 아이를 둔 엄마입니다. 입학 후 지금까지 담임선생님으로부터 거의 일주일 간격으로 아들이 선생님 지시를 따르지 않고, 여러 가지 돌출 행동을 일으킨다는 연락을 받고 있습니다. 아들은 같은 반 엄마들 사이에서도 꽤 유명인사라 아이들과 어울려 놀지 못하게 합니다. 혼자 살면서 아들을 잘 키우려고 행동 하나하나마다 지나치게 간섭한 것이 지금의 문제 행동에 영향을 준 것이 아닌지 걱정도 됩니다. 한편으로는 저 하나만을 믿고 살아가는 엄마를 생각하지 않고, 매일 같이 학교에서 문제 행동을 일으키고 학교 가기 싫다고 떼쓰면서 자기 마음대로 하려는 아들이 너무 밉기도 합니다. 엄마인 제가 아들을 도와줄 방법은 없을까요?

◇해법=등교를 거부하고 학교에서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아이를 둔 부모로서는 난감하고 걱정이 되는 상황일 것입니다. 아이의 문제 행동이 직접적으로 거론되면 부모 마음이 편하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부모는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순간에 교실 상황에 있지 않았기 때문에 제대로 알 수 없는 답답함도 함께 느끼게 됩니다. 또한 우리 아이를 보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 대한 서운함이 크게 느껴지고, 부모 자신의 자존심이 상했다는 생각에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분노를 표출하게 됩니다.

아이가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사례는 엄마가 양육 과정에서 아이의 오감을 자극하고 정서를 교류하는 시간을 가진 경험이 적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아동에게 명령하고, 지시하고, 비난하고, 무시하고, 억누르는 양육 패턴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아이는 엄마에게 불쾌감과 열등감, 방어기제, 분노를 느꼈을 뿐만 아니라 자아 존중감 욕구가 충족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아동은 어른인 선생님을 엄마와 동일시하여 선생님의 지시가 어떤 공격이나 위협으로 느껴져서 자신을 보호하려고 지나칠 정도로 저항했던 것 같습니다. 이럴 때 선생님은 교육자 입장에서 아이를 가르친다는 생각으로 오히려 꺾으려 들면 아이는 더욱 저항을 하게 됩니다. 이럴 때는 선생님이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선생님이 시키는 일을 잘못할까 봐 겁이 나니? 혹시 선생님이 하라는 것이 네가 하기에 어려운 거니"라고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면, 선생님의 어떤 행동이나 말이 자신을 공격하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 학습이 쌓이면서 선생님과 엄마를 분리해서 생각하게 되고, 이후에는 선생님을 좀 더 편안하게 대하여 지시를 잘 따르게 됩니다.

부모와 선생님은 상호 존중하고 협력해야 하는 관계로 부모와 선생님 모두 아이의 문제 행동 개선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아이가 학교에 잘 적응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부모 나름대로 경험과 판단을 선생님에게 알려주고, 선생님은 학교에서 일어나는 문제에 대해 부모와 의논하고 협조를 요청해야 합니다.

사례 아동은 상처를 주었던 엄마와의 경험한 과거 탓에 타인에 대한 의구심이 많은 편이기 때문에 아이의 감정과 좌절감을 탐색하고 반영할 수는 상담전문가와의 만남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좋습니다. 사례 엄마는 혼자서 아이를 키우며 느낀 죄책감과 미안함으로 비일괄적인 모습으로 아이를 양육했습니다. 그 결과로 아이가 자기 방식대로만 하려고 하는 행동 패턴을 보이게 된 것입니다. 아이가 꼭 해야 할 것을 시킬 때는 고집을 부리더라도 해야 한다고 분명하게 엄마는 주장해야 합니다. 절대 사정을 하거나 부탁해서는 안 되며, 엄마의 말을 듣지 않았을 때 생기는 결과에 대해서도 명확히 설명하고, 꼭 해야 할 일은 하도록 요구해야 합니다. 이때 엄마의 요구가 논리적이고 합리적이어야 합니다. 엄마의 권위를 앞세워 아이에게 명령하거나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반항을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엄마의 말을 잘 따라 바르게 행동했다면 칭찬을 충분히 해주는 것도 잊지 말길 당부합니다.

선생님과 부모 모두 그동안의 과정을 되짚어보면서 관계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모습을 아동에게 보여주는 것 또한 아동의 문제 행동 개선에 많은 도움을 됩니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로 집단 일부분으로 느끼고 싶어합니다. 이 욕구는 가족뿐만 아니라 친구들 무리에 의해 채워지는 욕구입니다. 우리가 어디에 있더라도 우리 대부분은 사랑받고 싶고, 수용되고 싶고 집단에 잘 어울리고 싶어 합니다. 사례의 아동의 돌발적 행동은 선생님이나 또래들이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거부에 대한 보상일 수도 있으며, 한편으로는 자신의 문제 행동이 타인들로 하여금 관심을 끌게 되는 이득임을 알고 행동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사례의 엄마는 아이에 대한 염려와 자신이 변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분이기 때문에 꾸준한 부모 상담과 교육을 통해 자녀와의 긍정적 의사소통 방식과 효과적인 칭찬법을 공부하는 자세도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매일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소리 내어 읽는 시간을 가져 엄마와 아이 모두 정서적 안정과 내면의 치유를 경험하여 마음의 근육이 키워지길 바랍니다.

진현숙(대구광역시 서부교육지원청 Wee센터 전문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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