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연방사 앞둔 우포 따오기 '창녕 郡鳥' 대접 언제쯤…

2003년부터 백로 지정…군, 방사 실패 우려 미적

최근 창녕에선 군조로 따오기를 지정하자는 주장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해 3월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 수컷
최근 창녕에선 군조로 따오기를 지정하자는 주장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해 3월 우포따오기복원센터에서 수컷 '진수이'(金水)와 암컷 '포롱이'가 신방을 차려 이달 4일 알을 낳았다. 창녕 우포따오기복원센터 제공

따오기의 고장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경남 창녕군에서 최근 상징물인 군조(郡鳥)를 두고 왈가왈부하고 있다. 창녕 주민들은 물론 외지 사람들 대다수가 창녕군 군조는 당연히 따오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전혀 다르다. 창녕군은 지난 1982년 5월 군조로 까치를 선정했지만, 유해조류라는 인식이 커 2003년 다시 백로로 지정한 후 지금에 이르고 있다.

군조 재선정 당시 백로는 국제 람사르협약 보존습지인 창녕 우포늪에 찾아오는 여러 철새 가운데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최고의 새로서 이론의 여지가 없었다.

그런데 최근 창녕군의회 박상재 의원이 정례회에서 "4억5천만 년 전 태고의 신비를 지닌 우포늪의 고장인 창녕군의 브랜드 가치를 알리기 위해 따오기를 군조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박 의원은 "복원 초기 2마리이던 따오기가 현재 57마리로 늘었고, 몇 해 뒤 200여 마리까지 개체수가 늘어나 자연방사를 눈앞에 두고 있는 시점에서 따오기의 군조 지정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주민 공론화에 나선 상태다.

그러나 창녕군은 선뜻 답을 못 내놓고 있다. 오는 2017년으로 예정된 따오기 자연방사가 만약 실패로 돌아갈 경우를 감안, 섣부른 군조 지정에 대해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창녕 따오기의 역사는 2008년부터다. 람사르총회가 경남 일원에서 열린 데 이어 '한'중 따오기 외교'를 통해 따오기 부부인 양저우'룽팅이 국내 처음 창녕으로 들어왔다. 경남도와 창녕군은 따오기 부부를 맞으며 8천만원으로 항공기 한 대를 아예 전세 냈고, 2013년 수컷 2마리가 추가로 들어올 때는 2천만원으로 비즈니스석 전석을 빌리는 등 '국빈급' 대접을 했다.

지난 1978년 판문점 부근 비무장지대에서 마지막으로 확인된 후 자취를 감췄던 따오기는 현재 국제자연보호연맹에서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할 만큼 희귀한 새다.

지금도 우포따오기복원센터 직원들은 전국적으로 창궐하는 조류인플루엔자(AI)로부터 따오기를 지키기 위해 밤낮없이 보초를 서가며 방역활동을 벌이는 등 '금이야 옥이야' 키우고 있다. 군내 어디를 가나 따오기의 형상물을 쉽게 만날 정도로 따오기 사랑은 각별하다. 천연기념물 제198호인 따오기가 언제쯤 창녕군 군조가 돼 우포늪을 날아오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창녕 김성우 기자 sw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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