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의 방외지사 열전 1, 2/조용헌 지음/RHK 펴냄
이야기꾼 조용헌이 '세상의 방외(方外)로 나가본 사람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사람들, 죽기 전에 살고 싶은 대로 한번 살아보자는 신념을 실행에 옮긴 사람들'을 만난 책 '조용헌의 방외지사 열전 1, 2'를 펴냈다.
제1권 '한세상 먹고사는 문제만 고민하다 죽는 것인가?'는 2005년 펴냈던 '방외지사' 개정증보판이다. 1권에서는 주로 성공과 실패라는 허상을 떨치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살아가기를 택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제2권 '죽기 전에 살고 싶은 대로 한번 살아보자'는 유불선과 도교의 계보를 이으며 정신의 길을 가는 탐험가 6인과 서예와 한의학, 공예 등 한길을 가는 구도자 6인의 삶을 따라가는 책이다.
지은이는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살고 싶은 대로 사는 사람'이라고 해서 제멋대로 산다고 생각하면 틀렸다. 마음이 시키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산다고 하는 게 더 맞을 것이다"고 말한다.
조용헌의 방외지사 열전 1, 2에는 모두 25명이 등장한다. 공통점은 기존관념과 경계를 뛰어넘어 자유를 누리며 살아간다는 것이다. 이들은 통념이나 관행이 지시하는 인생을 살기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간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을 거부한 채 시골 고택을 지키며 살아가는 강기욱 처사, 전통무예 기천문의 2대 문주인 무림고수 박사규, 전국 산하를 두 발로 걷는 낭인 신정일, 중국 화산파 23대 장문으로 등극한 여선 곽종인, 강호를 주유하며 사람의 체질에 통달한 만공거사 최근환, 수도가 주업이고 의사는 부업인 내과의사 이동호, 신화 세계를 탐구한 성형외과의 김영균, 무술 고수를 찾아 중국 천지를 방랑하는 채희배, 파주 적군묘지를 보살피는 탁월한 대설가(大說家) 서상욱, 오토바이를 타고 강산을 떠도는 시인 이원규, 뗏목 타고 황해를 누비는 장보고의 후예 윤명철 등 한세상 살고 싶은 대로 살아보자고 나선 사람들이다.
방내(方內)는 무엇이고, 방외(方外)는 무엇일까.
지은이는 '방은 원래 사방이란 뜻이지만, 그 함축적 의미는 층위에 따라 다양하게 적용된다. 방은 테두리, 경계선, 고정관념, 조직사회를 의미한다. 방(方)은 또한 노래방, 빨래방, 찜질방의 방(房)과 같이 닫힌 공간, 구획된 공간을 의미하기도 한다. 따라서 '방외'라는 것은 방으로 상징되는 이러한 고정관념과 경계선 너머를 가리킨다'고 정의한다.
따라서 옛날에는 세속을 벗어나 명산대천을 순례하는 도꾼들이 방외지사였다면 지금은 아파트나 매달 나오는 월급, 그리고 조직을 벗어나 사는 사람들을 방외지사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매달 나오는 월급과 멀쩡한 직장을 그만두고 전원으로 돌아가는 일, 그저 밥이나 굶지 않으면 되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가고 싶은 곳을 돌아다니며 살겠다는 결심은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도시생활, 월급쟁이라고 하는 자본주의적 삶의 양식을 거스르는 것 자체가 일종의 반역이고, 방외라는 것이다.
책은 '있는 사람은 있는 대로 그걸 유지하고 확장하느라고 정신없이 달린다. 시간과 일의 노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들 보기에는 성공한 인생이지만 들여다보면 도대체 여유가 없다.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돈이 없는 사람은 없어서 시달린다. 부와 명성을 갖춘 사람은 시간이 없고, 돈이 없는 사람들은 생활고에 부대낀다. (중략) 고금을 막론하고 세계의 실상은 돈과 시간의 노예살이가 아니었던가. 둘 다 모두 가지기는 정말 어려운 법이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래서 찾아낸 타협안이 '밥을 굶지 않을 정도의 백수'라는 것이다. 이 책에는 그런 인물들이 여럿 등장한다. 그런가 하면 남들이 천시하는 일, 아무도 권하지 않는 길에 들어서서 자기를 세우고 가족을 건사하면서 주변 사람들까지 도와주는 사람들도 있다. 지은이는 이들을 보면서 '세상사의 귀(貴)와 천(賤)이 과연 무엇이란 말인가'라고 묻는다.
지은이는 "한국사회도 성숙해지고 있다. 다양한 삶의 방식을 시도해보고, 또 이를 인정하고 수용해주는 수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삶이 교도소 같다고 여기는 사람들을 위해서 이 책을 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모두 행복하고 성공한 인생은 물론 아니다. 고민도 있고, 고생도 있다. 이 사바세계에 어찌 완전히 초탈한 삶이 존재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궤도에서 이탈한 삶을 혹시 꿈꾸는 사람들에게 작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보람을 느낀다"고 말한다. 1권 423쪽, 2권 375쪽, 각권 1만 6천원.
조두진 기자 earf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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