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점 높은 청약통장을 구입해 불법으로 여러 채의 대구역유림노르웨이숲 아파트를 분양받았다는 의혹(본지 7일 자 1'16면, 8일 자 14면, 9일 자 15면)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수사 대상에는 수백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보인 특정 평형(84m A'B)에서 무려 10채나 당첨된 '64*0'을 포함해 23명이다. 64*0은 동일 인물로 추정되는 이가 당첨된 아파트 10채의 연락자란에 기재한 전화번호다.
대구북부경찰서는 "매일신문에 대구역유림노르웨이숲 불법 청약 보도가 나간 뒤 북구청의 요청에 따라 의심 가는 청약자를 대상으로 한 광범위한 수사가 시작됐다"며 "한꺼번에 10채를 분양받아 화제가 된 이른바 64*0(인물)에 대해서도 조사가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북구청은 앞서 대구역유림노르웨이숲 시공사인 유림이앤씨 측에 본지가 제기한 의혹을 토대로 청약 당첨자들에게 분양 적법성 여부를 가릴 수 있는 협조 공문을 보냈고 부적격 의심자 48명 중 소명이 되지 않은 23명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북구청 관계자는 "청약 당첨자 중 뒷자리 전화번호가 같고 비정상적으로 청약 가점이 높은 청약자를 상대로 전수 조사를 실시했으며 경찰에 자료를 모두 넘겼다"고 말했다.
한편 대포 통장 사용 의혹을 받고 있는 64*0에 대한 풍문이 무성하다. 그는 건설사가 요구한 소명을 하지 않은데다 10채 중 1채는 청약에 아무런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는데도 10채 모두 계약을 포기했다. 1채당 웃돈이 3천만원 이상 붙은 것을 감안하면 3억여원을 포기한 셈이다.
떴다방을 운영하고 있다는 A씨는 "64*0의 경우 가족 중에 힘 있는 특정협회의 간부가 있어 회원을 상대로 대포 통장을 모집해 가점이 높은 통장을 생산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해 부산에서는 170여 명의 장애인을 활용해 장애인 특별 공급 아파트 35가구를 부정 공급받은 후 이를 떴다방 업자 등에게 가구당 300만원에서 3천만원의 웃돈을 받고 되파는 수법으로 4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부동산 브로커와 이에 가담한 장애인협회 간부 등 21명이 경찰에 입건되기도 했다.
64*0은 청약가점제로 10채의 청약에 당첨됐으며 점수가 70점대에 이를 정도로 높았다. 청약 가점 항목에 따르면 가점은 주택 소유 여부와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에 따라 차등적으로 적용되는데 가령 가점이 70점이 되려면 무주택 15년 이상(32점'최고점), 부양가족 수 6명 이상(35점'최고점)이 돼도 3점이 모자란다. 64*0이 7채나 당첨된 대구역유림노르웨이숲 84㎡ A형은 청약 가점 최저점이 69점, 최고점은 77점이었다.
분양 전문가들은 "일반인들이 청약 가점 67점을 넘기기는 극히 드문 경우인데 부적격 기재를 하지 않고서는 70점을 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했다.
임상준 기자 news@msnet.co.kr
◇대구역유림노르웨이숲 84㎡ A형 청약 커트라인 69점에 도달하려면?
▷무주택 기간 15년 이상=32점(최고점)
▷부양가족: 부양가족 수가 6명 이상=35점(최고점)
▷통장 보유 기간: 최소 1년 이상=2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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