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 초청받은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사상 첫 해외 남북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을지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북한 김 위원장은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박 대통령은 미국과의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참석여부가 불투명해, 해외 남북정상회담의 가능성은 크게 높지 않다는 게 청와대 안팎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22일 브리핑을 통해 "(박 대통령의 러시아 행사 참석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행사의 참석여부는 남북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와 미국과의 관계,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를 비롯해 미국'러시아, 러시아'중국 관계 등 남북을 둘러싼 외교적 역학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회담 가능성을 쉽게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미국과의 관계가 주요 변수다.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취해진 대(對)러시아 제재로 러시아와의 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미국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러시아의 초청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에 러시아 제재에 동참할 것을 압박했고, 실제 우리 정부는 지난해 동북아평화협력포럼을 개최하면서 미국, 중국, 러시아에 각각 사전 설명회를 하면서도 러시아에는 별도의 대표단을 보내지 않는 등 러시아와의 관계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았다.
북한의 경우 3차 핵실험 이후 북중 관계가 불편해지면서 러시아와 상대적으로 가까워졌다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행사 참석 가능성은 높다. 하지만 전통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왔던 중국의 입장이나 변수를 전혀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게 정부 안팎의 판단이다.
이런 차원에서 남북이 주변국과의 역학관계를 다각적으로 검토한 뒤 2차대전 승전 기념행사 참석여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해외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을 섣불리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병구 기자 kbg@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