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경북 기업, 직장어린이집 설치에 적극 나서라

대구'경북 기업들이 직장어린이집 설치에 가장 소극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가뜩이나 대구 지역 국'공립어린이집 설치율은 전국 최저다. 잇단 아동학대 사건으로 민간어린이집에 대한 믿음이 곤두박질 친 가운데 직장어린이집이나 국'공립어린이집이 턱없이 부족하니 직장생활을 하는 학부모 입장에선 불편하기 그지없다. 국'공립어린이집 설치는 지지부진하고 기업들마저 어린이집 설치를 주저하면 학부모들은 어디에 아이를 맡겨야 할지 막막하다.

직장어린이집에 대한 선호도는 매우 높다. 지난해 말 울산의 한 교육지원청이 두 곳의 직장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긴 학부모를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한 곳은 98%, 다른 곳은 99% 만족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두 곳은 개설 시부터 CCTV를 각 9대씩 설치했고 매월 안전 교육을 실시해 지금까지 단 한 건의 아동학대 사고나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직장어린이집은 운영주체가 기업이나 단체며 영리가 아닌 직원들의 복리 증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시설이나 환경, 인적 자원에서 낫다는 평가를 받으니 직장에 다니는 부모들의 선호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정부가 상시 여성근로자 300명 이상, 혹은 상시 근로자 500명 이상을 고용하는 사업장은 어린이집을 설치하도록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럼에도 대구지역 의무사업장 35곳 가운데 어린이집을 설치한 곳은 12곳에 지나지 않았다. 나머지 기업들은 수당지급으로 대신하거나 위탁(각 7곳)하고 있었다. 9개 기업은 아예 모르쇠했다. 경북은 더하다. 58개 해당 기업 중 직장어린이집 설치기업은 18개 사업장에 지나지 않았다. 나머지는 수당지급(19곳)이나 위탁(7곳)으로 처리했다. 아예 이행하지 않는 사업장도 12곳이나 됐다.

어린이집에 대한 기업주들의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 어린이집 설치가 보육과 종업원 복지를 위한 최우선 과제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직장어린이집과 국공립어린이집이 늘어나 민간어린이집의 모범이 돼야 학부모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보육이 가능해진다. 종업원들의 출산과 육아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결국 회사와 사회의 경쟁력을 높이는 길임을 기업인들은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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