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추행 판사 검찰조사 '뒤숭숭한 대구지법'

후배 여대생 2명 강제 추행 혐의

대학 후배들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대구지방법원 A(30) 판사가 최근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돼 법원이 충격에 빠졌다.

대구지법은 A판사를 재판업무에서 배제하고 징계 청구 여부를 검토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대구지법은 "23일부터 A판사를 모든 재판업무에서 배제시킨다"고 22일 밝혔다. 현재 A판사는 제15민사부 배석판사를 맡고 있다. 이와 함께 A판사를 면밀히 조사'검토해 법관징계위원회에 징계를 청구할지 여부를 곧 결정할 방침이다.

대구지법 관계자는 "A판사는 재판이 아닌 연구를 맡게 된다"면서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 청구 여부를 조속히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A판사는 '명동 사채왕'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최근 구속된 최모(43) 수원지법 판사와 같은 날 소환돼 법원 안팎에서 충격이 크다.

서울중앙지검은 17일 A판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아직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판사는 2013년 9월 서울 압구정과 지난해 7월 대구의 식당과 노래방에서 대학 후배인 여대생 2명을 강제로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동료 판사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진 22일, 대구지법 법정 안팎에서 만난 판사들의 표정은 침울하고 어두웠다. 한 판사는 "A판사가 소환됐다는 것을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접하고 충격을 받았다"면서 "법원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또 현직 판사가 사건 관계자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것과 관련, 판사들은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또다시 바닥으로 추락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지역 법조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해결사 검사' 등 검사 비리가 잇따라 터졌는데 올해는 현직 판사 2명이 검찰 소환 조사를 받으면서 명예와 권위를 소중하게 여기는 판사 집단에 큰 상처가 되고 있다"면서 "판사들의 임용 과정에서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모현철 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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