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팀은 '대회를 통해 경기력을 만들어간다'고 한다. 세계 최고의 축구대회 월드컵을 지켜보면 이 말은 어김없이 들어맞는다. 월드컵 우승팀이 대회 초반인 조별리그부터 화끈한 경기력을 선보인 때는 거의 없다. 2000년대 들어 세계 최강으로 군림한 스페인과 독일, 그 이전의 이탈리아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팀은 조별리그에서 약체와 비기거나 패해 체면을 구기고 비난받지만, 이를 이겨내고 우승과 준우승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015 아시안컵에 나선 한국 축구 대표팀도 강팀의 면모를 보이고 있다. 조별리그 오만, 쿠웨이트와의 1, 2차전에서 경기력에 문제점을 드러냈지만 이를 이겨내고 4강까지 오른 것이다. 매 경기 수비 조직력에서 허점을 보였지만 4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하고 있다. 이번 대회 직전의 사우디아라비아와의 평가전까지 포함하면 5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이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한국이 최근 무실점 5연승을 거둔 것은 25년 전인 1990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55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리는 한국은 26일 오후 6시 호주 시드니 스타디움에서 이라크를 상대로 이번 대회 준결승전을 치른다. 한국은 1988년 카타르 대회 이후 27년 만에 아시안컵 결승 진출을 노린다. 한국은 1988년 대회 준우승 후 2011년 카타르 대회까지 6회 연속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최근에는 2개 대회 연속 4강 벽을 넘지 못했다.
이라크는 23일 오후 3시 30분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란과의 8강전에서 전'후반과 연장 120분을 3대3으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7대6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과 이라크는 8년 만에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만나게 됐다. 2007년 대회에서 한국은 승부차기에서 3대4로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이라크는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양팀은 골 폭풍을 일으키며 난타전을 벌였다. 이란은 전반 24분 사르다르 아즈문의 헤딩 골로 기선을 잡았으나 전반 43분 메르다드 폴라디가 상대 골키퍼와의 충돌로 2번째 경고를 받고 퇴장당해 위기에 빠졌다.
반격에 나선 이라크는 후반 11분 아메드 야신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연장전에서도 양팀은 2골씩을 주고받았다. 이라크가 먼저 달아나면 이란이 곧바로 따라붙은 양상이었다.
이라크는 결국 승부차기로 4강행을 확정 지었다. 8번째 키커까지 나선 승부차기에서 먼저 찬 이란의 바히드 아미리의 슛이 골대에 맞고 실패하고, 이라크의 살람 샤키르가 슛을 성공하면서 혈투를 마무리 지었다.
이란은 수적인 열세로 절대적으로 불리했으나 고비마다 동점골을 뿜어내며 승부차기까지 가는 투혼을 발휘했다.
한편 한국 축구 대표팀은 이날 오전 멜버른을 떠나 결전지인 시드니에 도착했다. 한국은 숙소로 삼은 시드니 샹그리라 호텔에 여장을 풀었으나 이날 훈련을 취소했다. 멜버른에서 이동하던 항공시가 기체 결함으로 회항하면서 도착 시간이 두 시간 정도 늦어졌기 때문이다.
김교성 기자 kg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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