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與 원내대표 경선 유승민-이주영 '양강' 유리

박 대통령, 이완구 새 국무총리 지명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23일 국무총리로 내정됨에 따라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 갑작스레 불이 붙었다. 당초 예정됐던 5월보다 3개월이나 당겨져 내달 초 치러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현 판세는 유승민(대구 동을)'이주영(창원 마산합포) 의원의 양강 구도 속에, 홍문종(의정부을)'진영(서울 용산)'원유철(평택갑)'심재철(안양시 동안구을)'정병국(여주'양평'가평) 등 수도권 의원들이 추격하는 양상이다. 일부에서는 경선일정이 당겨지면서 '판'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부분의 후보들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설 명절이 지난 뒤 본격적으로 선거운동에 나서려고 했던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특히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영입 작전이 뒤엉켜버렸다.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영입하고자 했던 인사를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게 됐다.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힌 유승민, 이주영 의원을 제외하면 출마 자체를 재검토하는 의원들도 생겨나고 있다.

양강으로 분류되는 두 의원은 오히려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유 의원은 당의 쇄신과 변화를 원하는 기운이 충만한 가운데 선거를 치를 수 있게 돼 더 잘 되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유 의원 측 관계자는 "당의 개혁과 쇄신을 바라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경선 시기가 당겨졌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며 "내주 초까지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영입은 물론 동료의원들을 설득할 '메시지'(연설문)를 완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의원 측은 내주 초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이 의원도 "경선 일정이 바뀐 것과 상관없이 원내대표 경선에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면서 "박근혜정부와 당을 위한 충정을 동료 의원들이 헤아려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25일 기자회견을 갖고 경선에 임하는 각오를 밝힐 계획이다.

대구지역의 한 의원은 "국회의원이 출마하고 투표하는 선거이기 때문에 시간 문제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면서 "여론과 시대의 흐름을 먼저 읽어내면서 청사진을 제시하는 후보가 지지를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국 의원(대구 중'남)은 "현 상황을 당의 위기로 판단했을 때 이를 돌파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춘 후보는 유승민 의원뿐"이라며 "대구경북 국회의원들도 같은 생각을 표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완구 원내대표는 25일 공식적으로 원내대표직을 사퇴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김무성 대표최고위원은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선 일정을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당규는 원내대표 사퇴 시 원내대표가 궐위된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선거를 의원총회에서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원내대표 사퇴는 너무 갑작스러워서 며칠간 더 유예 기간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일은 대표최고위원이 선거일 3일 전에 공고한다. 내달 초 경선에서 당선되는 원내대표의 임기는 1년이다. 하지만 동료 의원들의 재신임이 있을 경우 19대 국회(2016년 5월 말)와 임기를 함께할 수 있다.

석민 기자 sukmin@msnet.co.kr

유광준 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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