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의 창조/켄트 플래너리'조이스 마커스 지음/하윤숙 옮김/미지북스 펴냄
인간 불평등의 기원과 진화의 역사를 추적한 역작이다. 저자들은 태초에 모두가 평등한 사회에서 왜 불평등이 발생했는지, 불평등이 어떻게 정당화되고 제도화되었는지를 고고학과 인류학의 협업을 통해 생생하게 재구성했다.
저자들은 불평등이 인간 사회에 내재한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며, 농경의 등장 같은 외부 환경의 변화에 따라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도 아니라고 말한다. 책에 따르면 인류의 초기 조상은 사회적 평등을 유지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지만, 규모가 큰 사회가 형성됨에 따라 불평등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놀라운 점은 인구 성장, 잉여 식량, 귀중품의 축적만으로 불평등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불평등은 모든 인간 집단의 핵심에 있는 고유한 사회 논리를 의도적으로 조작한 결과물이었다. 수렵채집 사회의 일인자는 초자연적 존재(신)였다. 이인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조상 영혼으로 초자연적 존재의 지시를 수행하면서 살아 있는 인간 후손을 보호했다. 인간 중에서는 누구도 일인자나 이인자가 될 수 없었다. 불평등은 바로 이 서열 순위를 조작하고 새롭게 바뀐 서열 순위를 다른 성원들이 납득해야만 탄생할 수 있었다. 역사상 최초로 자신의 지위를 후손에게 세습하려고 했던 지도자들은 자기네 가계와 조상 영혼, 심지어 신 사이에 연관 관계가 있음을 다른 구성원들에게 납득시키려고 했다. 1004쪽, 3만8천원.
이경달 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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