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그래피티는 이탈리아어로 '긁힌'이라는 뜻

그래피티는 이탈리아어로 '긁힌'이라는 뜻의 'graffiato'에서 유래했다. 1960, 70년대 미국 뉴욕 브롱크스의 슬럼가에서 갱스터들의 영역표시용으로 시작된 그래피티는 1980년대 장 미쉘 바스키아를 통해 예술의 한 부분으로 서서히 인정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부분 '공공기물에 하는 작업'이라서 벌어지는 위법의 문제, 그리고 주류 문화나 자본, 사회를 비판하는 내용 때문에 '그래피티는 예술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그럼에도 그래피티 작가들은 이러한 논란에 개의치 않고 자신만의 그래피티를 그리기 위해 노력한다.

우리나라도 1990년대 후반부터 그래피티가 '힙합 문화의 한 장르'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팔로 씨는 "그래피티가 우리나라에 알려진 지는 꽤 오래됐지만, 아직 대구는 물론이고 우리나라에서 그래피티는 사람들에게 낯선 장르"라고 말했다.

기자가 동성로를 다니면서 본 일부 그래피티에 대해 팔로 씨로부터 설명을 부탁했다. "지중화 배전 박스나 일부 벽면에 휘갈겨 쓴 글씨인지 사인인지 모를 글자가 씌어 있는 거 보신 적 있으시죠? 이걸 '태깅'(tagging)이라고 하는데요, 자신만의 문장이나 사인을 남겨놓는 거예요. 또 익숙하게 보셨을 벽에 그린 그림들을 '바밍'(bombing)이라고 해요. 제일 많이 하는 종류의 그래피티죠."

여기서 논란이 됐던 박정희 전 대통령을 풍자한 그림에 대해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 그림을 그린 A(22) 씨는 재물손괴 혐의로 현재 재판 진행 중이다. "그 그림은 '스텐실'(stencil)이라 부르는데, 미술 작업할 때 말하는 그 스텐실을 생각하시면 돼요." 이처럼 그래피티의 세계는 의외로 넓고 깊었다.

이화섭 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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