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건설 지키는 '용호상박' 동갑들

62년생 범띠 인건회, 64년생 용띠 용건회…착한 '건피아' 경쟁

'대구 건설은 용과 호랑이가 지킨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 사건'으로 불거진 칼피아(대한한공+마피아), 세월호와 얽힌 해양수산부의 해피아 등 사회 각 분야에서 갑으로 군림하는 집단이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대구 건설업계의 착한 건피아(건설+마피아)가 눈길을 받고 있다.

이들은 서로 정보교류를 통해 자본력을 갖춘 역외 건설사로부터 대구 건설 곳간을 지키고, 장학사업, 봉사활동 등으로 이웃 사랑도 실천하고 있다.

대구 건설업계에는 두 대들보가 있다. 1962년생 범띠 모임인 '인건회'와 64년생 용띠 모임인 '용건회'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지역경제의 파수꾼임을 자부하고 있다. 두 모임 회원들은 시공사, 시행사는 물론 분양대행과 광고대행에 이르기까지 건설 분야의 축을 담당한다.

◆관록의 인건회

인건회는 2002년 현암종합건설 이호경 대표가 창립을 주도했다. 외환위기(IMF) 뒤 청구, 우방 등 굴지의 토종 건설사들이 쓰러져 갈 때 건설 분야에서 한창 일할 나이였던 40대 초반의 범띠들로 뭉쳤다.

이 모임엔 이호경 대표를 비롯해 도원 이동경 대표, 애드앤피알스미스 이태훈 대표, 다원아이디 정용준 대표 등 건설, 금융, 법조, 회계, 건축, 광고 등 각 분야에서 활약 중인 CEO들이 참여하고 있다. 다원아이디 정 대표가 회장을 맡고 있다.

이호경 대표는 "건설경기가 침체했을 때 더욱 힘을 내자는 신념으로 인건회를 결성했다"며 "친목모임이지만 때로는 지역 현안을 위해 한목소리를 내며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들은 사업이 위태로운 회원이 생기면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적극 돕는다. 각종 개발 사업에 참여시켜 어려움을 함께 덜어준다. 사업이 잘못되면 개인만이 아니라 지역경제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남부권 신공항 등 지역의 굵직한 현안에 대해서도 앞장선다. 이명박정부 때 부산과 신공항 유치전이 벌어졌을 때도 지역 유치를 위해 노력했으며 최근 재점화된 신공항 입지선정에 대해서도 밀양 유치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중'고교장학사업과 정기적인 봉사활동 등 이웃 사랑에도 앞장서고 있다.

◆열정의 용건회

용건회는 인건회와 같은듯하면서도 다른 색깔을 지녔다. 인건회가 건설사 등 각 분야 CEO들이 포진한 반면, 용건회는 중견건설사 임원진이 다수다. 이들은 정기적인 모임과 단합대회를 통해 건설과 관련한 정보를 공유한다.

회장을 맡고 있는 대영레데코 김대엽 대표는 "용건회는 부동산 개발 시장에서 실무 중심의 허리를 맡고 있는 회원들이 많다"며 "모두 CEO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의사 결정을 돕고 있다"고 했다.

2002년 결성된 용건회는 태왕 노기원 대표, 서한 김민석 이사, 화성산업 권진혁 이사, 대영레데코 김대엽 대표 등 10여 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시행사 대표에서 건설사 CEO로 변신한 노기원 대표는 현재 대봉동 태왕아너스 등 큰 사업들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다.

용건회는 열정으로 똘똘 뭉쳤다. 서한이 지난 3년간 다수의 아파트 사업장에서 분양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데는 조종수 대표의 안목과 함께 김민석 이사의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이 많다.

김민석 이사는 "용건회 한 명 한 명의 역할은 단순한 더하기가 아니라 그 합은 열정의 무한대라고 표현할 수 있다"며 "대구 경제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임상준 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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