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휘발유 1,249원…또 대구서 전국 최저가

가짜 의심? "최저가 전략, 검사해 봐"

대구지역 주유소들이 전국의 최저가 주유소 타이틀 경쟁을 주도하고 있다. 지난주 대구 북구 명품대기주유소에 이어 26일 서구 달서주유소가 전국 최저가 주유소에 올랐다. 하지만 일부 운전자들은 "최저가 주유소의 휘발유 품질을 믿을 수 있느냐"며 의심 어린 시선도 보내고 있다.

달서주유소는 26일 오전 6시부터 휘발유를 ℓ당 1천249원에 팔면서 새로운 최저가 주유소로 등극했다. 전날 충북 음성 상평주유소(자가 상표)가 ℓ당 1천255원으로 내리자 이 가격보다 6원 더 내려 팔았다.

앞서 명품대기주유소가 지난주 20일 오후부터 22일 오전까지 전국 최저가로 휘발유를 팔다가 기름탱크가 동나면서 최저가 타이틀을 반납한 바 있다.

달서주유소 허민호 사장은 "주변 주유소들과 경쟁이 워낙 치열해 손해를 감수하고, 최저가 전략을 펼치기로 했다"며 "경북 다른 지역에서 운영하는 주유소에서 남는 이윤으로 손해를 보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달서주유소는 종업원이 없이 허 사장과 부인이 운영하는 덕분에 별도의 인건비가 들지 않는다. 허 사장은 "국제 유가가 폭등하지 않는 한 올 상반기까지 이 가격대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구의 ℓ당 휘발유 평균값도 제주도 다음으로 전국 최저가로 기록했다.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전국 1만2천여 개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값은 ℓ당 1천440원으로 서울 1천515원, 대구 1천402원, 경북 1천420원, 제주 1천399원 등이다. 휘발유를 ℓ당 1천200원대에 판매하는 주유소는 전국 40곳까지 늘었고, 1천300원대 주유소는 5천50곳이다.

하지만 이처럼 대구의 주유소들이 최저가를 경신하자 일부 소비자들은 "정품을 파는 것이 맞나"며 품질에 의혹을 보내기도 했다. 1천300원대 주유소를 운영하는 한 주유소 대표는 "판매가에서 정유사 공급가를 빼고, 신용카드 수수료 1.5%를 떼고, 나머지 이윤으로 임대료'인건비'전기세 등 판매관리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데 어떻게 1천200원대 중반에 판매하는지 믿을 수 없다"고 했다.

현재 정유사의 휘발유 공급 기준가는 SK에너지가 ℓ당 1천422원, GS칼텍스가 1천418원이며 정산할 때 최대 150원씩 할인해준다고 치면 ℓ당 1천270원 안팎이 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달서주유소 허 사장은 "에쓰오일 직영주유소를 1년 전부터 임대해 쓰기 때문에 100% 에쓰오일 정품만 받아서 판매하기로 계약했다"며 "수입 완제품 등 다른 기름은 한 방울도 안 섞었고, 당장 검사받아도 자신있다"고 했다.

실제 지난달부터 전국 최저가 판매 전략을 써온 충북 음성의 상평주유소는 한 달 사이 두 차례나 석유관리원의 품질 검사를 받기도 했다. (사)한국주유소협회 대구지회 도명화 사무국장은 "최저가 판매는 마진이 거의 없다고 보면 정확하다"고 했다.

이창환 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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