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복지시설 생활 여학생 "5년 동안 맞고 지냈다"

엄마가 딸 얘기 듣고 경찰에 신고…가해자 지목 원생들 "그런 적 없고, 주의줬을 뿐"

A양의 어머니가 A양이 퇴소한 후 한 원생과 주고받은 SNS 내용. 상급생들이 A양을 때리는 모습을 보며
A양의 어머니가 A양이 퇴소한 후 한 원생과 주고받은 SNS 내용. 상급생들이 A양을 때리는 모습을 보며 '저러다가 벌 받을 텐데'라고 생각했다는 말이 나온다. A양 어머니 제공

대구의 한 복지시설에서 13세 여학생이 5년 동안 시설 내 상급생들에게서 상습 폭행을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순까지 이 복지시설에서 생활했던 A(13) 양의 어머니 B(34) 씨가 "(딸이) 시설에서 생활할 당시 언니들로부터 수년간 폭행당했고, 교사들이 이를 보고도 모른 척했다는 딸의 말을 듣고 시설 측에 항의했지만 뚜렷한 조치가 없다"며 이달 16일 신고했다는 것.

A양이 가해학생들로 지목한 여학생은 모두 5명으로 지금도 해당시설에서 생활하고 있다.

28일 가해학생으로 지목돼 경찰조사를 받은 2명은 "평소 컴퓨터 게임을 오랫동안 해 '그만하라' 주의를 주고, 말을 잘 듣지 않아 꿀밤을 때린 적은 있지만 폭행한 사실은 없다"고 진술했다.

시설 원장은 "A양이 이곳에 있을 때 어머니가 옷장 정리도 해주고 등교도 시켜주는 등 자주 방문을 했다. 하지만 그동안 폭행을 당했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며 "A양이 나갈 당시에도 자체적으로 원생들을 상대로 불편한 점 등을 조사했지만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고 했다.

경찰은 가해자로 지목된 원생 외에도 생활 지도원 등 시설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A양이 가해자로 지목한 원생은 고등학생, 대학생 등이며 A양은 5세이던 2007년 부모의 사정으로 이 시설에 맡겨졌다.

홍준표 기자 agape1107@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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