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경제계를 대표하는 포항상공회의소 회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3월 말로 다가왔다. 박병재 범한산업 회장과 윤광수 해광기업 사장, 허상호 삼도주택 회장(가나다 순)이 출사표를 던졌다.
박 회장은 포스코와 관련된 사업을 하는 범한산업을 경영하고 있으며, 포항제철소 외주파트너사인 피앤피 주주이기도 하다. 포항시체육회 재정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 21대 상의 회장 선거에 출마할 정도로 의욕이 높다.
윤 사장은 포항제철소 외주파트너사인 해광기업 대표이면서 현재 포항상의 부회장과 대한설비건설협회 중앙회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세 후보 중 가장 젊다.
허 회장은 포항 주택건설업계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경북자유총연맹 회장을 맡고 있으며 국가유공자 주택 개'보수사업을 20년째 하고 있다.
이처럼 추대가 아닌 세 후보의 경선으로 선거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각자의 출마 당위성과 비전에 대해 들어 본다.
◇세 후보의 출사표
박 회장은 상의 개혁을 첫 번째로 꼽고 있다. 회원들의 결집력이 떨어지고 상의 본연의 역할이 미흡하다고 보고 있다. 그는 상의 집행부 일부가 독단적으로 상의를 이끌고 있어 상공의원 대다수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서는 발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침체된 분위기를 쇄신하고 상공의원들의 소통을 강화해 지역경제를 살리는 일에 일심동체가 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해 나가는 데 밑거름이 되겠다는 입장이다.
윤 사장은 상의가 회원사들의 회비로 운영되는 만큼, 우선적으로 회원사들에 많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정책이 집중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회원사들이 기업활동을 잘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는 데 총력을 쏟겠다는 생각이다.
특히 다양한 대외활동을 통해 구축한 학'관'민 등의 인맥을 각 회원들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상의회장이 가진 인맥이 각 회원사들의 어려운 점을 해소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허 회장은 박 회장과 마찬가지로 상의 개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상의 내부에 흐르고 있는 갈등과 불신이 사라질 수 있도록 회원들을 한뜻으로 결집시키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상의가 상공인과 시민들에게 신뢰받고 희망을 주는 단체가 될 수 있도록 이끌어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또한 기업을 경영하며 받은 혜택을 사회에 되돌려 주기 위한 마지막 봉사의 자세로 임한다는 각오를 나타냈다.
◇세 후보의 비전
박 회장은 상공의원 구성을 지금보다 다양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상공의원 출마 자격을 완화하고 죽도시장과 요식업계, 농수축산업계 등 다양한 업종도 상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특별의원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KTX 개통과 울산~포항 구간 고속도로 개통 등을 앞두고 포항이 한 단계 발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은 만큼 상의가 적극 나서서 이를 통한 관광객 유치, 기업 유치에 올인함으로써 포항의 살림살이가 나아질 수 있도록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각오다.
윤 사장은 상의 회장은 포항지역 경제를 대표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자신이 맡고 있는 해광기업의 대표이사직을 버리고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위탁한 후 상의회장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상의 내부에도 능력 위주의 인사를 통해 활기를 불어넣는 한편, 외부적으로도 다양한 조언을 통해 합리적으로 상의가 운영된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 상의가 지역 기업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도록 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통해 포항지역 사회가 더욱더 풍요로워져 상의의 존재감을 드높이겠다고 밝혔다.
허 회장은 시대에 맞는 경제살리기에 상의의 새 역할이 필요한 만큼 상의 본연의 일을 수행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변화와 개혁은 필수이기 때문에 이 시대가 요구하는 상의, 미래를 앞서가는 상의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다.
이와 함께 경주(80여 명)보다 적은 상공의원 수를 늘리고 울진과 영덕, 울릉도 포항상의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하는 한편 기업의 애로를 적극 해결하는 등 기업가 정신을 살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선거의 변수는?
이번 상의회장 선거의 변수는 포스코다. 포스코를 비롯해 계열사와 외주파트너사 대표들이 상공의원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선거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지만 이를 100% 믿는 사람은 없다.
포스코의 의중이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번 회장 선거에 나선 박 회장이 포스코 외주파트너사인 피앤피 주주인데다 윤 사장도 외주파트너사인 해광기업의 대표를 맡고 있다. 이 때문에 포스코도 상의 회장 선거 때마다 오해(?)를 받곤 한다.
하지만 경제계 일각에서는 외주파트너사들이 현실적으로 포스코의 영향 아래 있는 만큼 선거에 개입해서는 안 되지만 외주파트너사 대표들이 상의 회장 선거에 나설 경우 포스코만의 가이드 라인 또는 준칙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다.
이 같은 분위기 때문에 박 회장도 지난 21대 선거 당시 피앤피 대표직을 내려놓았으며 윤 사장도 이번 선거에서 당선되면 사장 자리를 내놓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허 회장은 포스코와 관련이 없지만 포항의 주택업체 대표라는 문제가 있다. 현 최병곤 회장이 동종의 삼구주택 회장 출신이어서 허 회장이 당선될 경우 주택업계에서 연이어 회장을 맡게 돼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변의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포항 이상원 기자 seagull@msnet.co.kr 박승혁 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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