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어린이 알레르기 비염

감기 아니라는데…에취! 콧물 줄줄

중학생 김모(14) 군에게 겨울은 괴롭기 짝이 없다. 쉴 새 없이 콧물이 흐르고 코가 막혀 밤잠조차 이루기 힘든 탓이다. 연례행사처럼 찾아오는 감기까지 겹치면 하루 종일 코를 풀어도 모자랄 판이다. 약을 먹어도 별다른 차도가 없던 김 군은 면역 치료를 받으며 증세가 크게 호전됐다.

겨울이면 콧물을 달고 사는 어린이들이 적지 않다. 감기인 경우도 있지만 알레르기 비염이나 예민한 코 혈관 때문에 콧물이 흐르는 경우도 상당수다. 특히 집먼지진드기 등에 의한 알레르기 비염은 겨울철 감기와 맞물리며 증상이 더욱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계절에 상관없는 염증 반응

알레르기 비염은 코에 나타나는 알레르기 염증 반응을 말한다. 집먼지진드기나 꽃가루, 곰팡이, 동물 털 등이 코로 들어오면 염증 반응이 나타난다. 알레르기 비염은 특정 계절에만 나타나는 계절성과 연중 발생하는 통년성으로 구분된다.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은 주로 집먼지진드기 등이 원인이다.

콧물이 난다고 해서 모두 알레르기 비염은 아니다. 겨울철에 주로 나타나는 혈관운동성 비염의 경우 급격한 온도변화나 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해 염증 반응이 나타난다.

알레르기 비염은 증상의 심각 정도에 따라 경증과 중등증-중증으로, 지속 기간에 따라 간헐성과 지속성으로 구분된다. 간헐성은 증상이 1주일에 4일 이내 발생하거나, 이런 증상이 4주 정도 지속될 때를 말한다. 지속성은 1주일에 4일 이상 증상이 나타나고 4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다. 정상적인 수면을 하며 일상 활동에 지장이 없는 경우는 경증, 일상생활 자체가 힘든 경우에는 중등증-중증으로 구분된다.

◆스테로이드제'면역치료 도움

알레르기 비염은 맑은 콧물이나 코막힘, 가려움증, 재채기 등이 전형적인 증상이다. 코막힘이 심한 경우 입으로 숨을 쉬게 되며 코골이와 수면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만성이 되면 안면발달장애나 치아 부정 교합, 멍하게 입을 벌리고 있는 아데노이드 얼굴 등으로 진행될 수 있다. 코가 가려워 코를 찡그리거나 자주 후비게 되고 코피가 날 수 있다. 종종 알레르기 결막염을 동반하기 때문에 눈의 가려움증, 결막부종, 눈물, 충혈 등의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천식이나 부비동염, 중이염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자주 코를 손바닥으로 위쪽으로 문질러서 콧등 아래에 수평 주름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알레르기 비염은 감기로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 알레르기 비염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알레르기가 없는 경우도 있다. 비알레르기 비염인 혈관운동성 비염은 콧물, 코막힘, 코가려움증 등 비염의 증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알레르기 비염을 치료하려면 우선 원인 물질을 제거해야 한다. 겨울철 집먼지진드기의 경우 베개나 매트리스 등을 진드기 방지 특수 커버로 싸고 최대한 먼지가 없도록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 좋다. 침구류는 55℃ 이상의 물로 세탁한다.

연중 이어지는 알레르기 비염은 약물치료나 면역치료가 도움이 된다. 콧속에 뿌리는 스테로이드제는 알레르기 비염 치료에 가장 효과적이다. 최대 효과를 보려면 2주까지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불편할 때만 한 번씩 사용해서는 효과를 볼 수 없다. 면역요법은 체내에 원인 물질을 점점 늘려 투입하면서 알레르기 반응을 줄이는 방식이다. 1년 정도 치료한 뒤 효과를 평가하고 반응이 좋은 경우 3~5년 정도 받아야 한다.

도움말 칠곡경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최봉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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