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유통업체가 설 특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올 시즌 첫 바겐세일에서 지역 백화점 모두 매출액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때문이다. 통상 물가상승분 등을 감안하면 매출액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 때문에 지난해 세월호 사건 이후 침체에 빠진 국면을 올해도 벗어나지 못할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유통업계가 지난해보다 일주일가량 빨리 설 선물 예약 판매를 실시한 것도 장기 침체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설, 반전 기회될까
유통업체들은 올해 설 프리미엄(한우 30만원 이상'과일 7만원 이상 등) 선물세트를 대거 내놨다.
대구백화점은 1++등급의 최고급 정육 세트인 '더프라임' 제품을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렸다. 이마트는 지난해 추석에 총 25종 12만2천 개가량이던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이번 설에는 총 39종 24만6천 개로 물량을 2배 이상 늘려 전체 선물세트 대비 프리미엄 선물세트의 비중을 기존 12%에서 23%로 대폭 늘렸다. 롯데마트도 지난해보다 프리미엄급 선물을 더 많이 선보인다. 1++등급 중 냉장 구이용만을 엄선한 '한우 1++ 프리미엄 세트'(49만원), 초대형 사과(530g 이상)로만 구성된 '명품(경남 밀양) 얼음골 자이언트 사과세트'(9개'10만원), 랍스터'전복 혼합세트(15만원) 등이 대표적이다.
시즌 첫 바겐세일에서 마이너스 신장을 나타낼 만큼 불황의 우려가 적지 않은 상황에서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내놓은 이유는 뭘까?
유통업체들은 지난해 추석 판매 실적을 기반으로 프리미엄 선물세트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이마트가 지난해 추석 선물세트 실적을 가격대별로 분석한 결과 30만원 이상 고가 상품의 매출이 32%, 10만~30만원 6%, 5만~10만원 24% 증가한 반면 1만원 이하의 상품은 12% 감소하는 등 프리미엄 선물세트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다.
또 12일부터 시작한 설 선물세트 예약 판매에서도 10만원 이상 고가 상품들의 매출 신장률이 21%로, 모든 가격대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종훈 이마트 마케팅팀장은 "지난해 추석 선물세트 판매가 늘어난 만큼 이번 설에도 프리미엄 선물세트가 늘어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동아백화점 식품팀 정재구 팀장은 "선물세트 구매에 있어 양극화가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생각된다. 5만~7만원대의 프리미엄 청과 선물세트와 10만원 내외의 한우 선물세트를 준비하는 한편 실속구매 고객을 위해 2만~3만원대의 과일 및 수산 선물세트도 많이 준비했다"고 밝혔다.
◆정육 비슷, 청과 하락, 수산 상승
유통업계는 정육세트 가격은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청과류 및 곶감류는 산지 작황 호조로 인한 수급 안정으로 가격이 하락했으며 수산물 및 생활용품, 주류 등은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육 선물세트의 경우 한우 개체수 조정에 따른 도축으로 인한 물량 수급 불균형으로 산지 가격이 지속적인 상승하고 있지만, 유통업체들은 미리 물량 확보를 해둔 덕분에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판매할 것이라고 했다. 수산 선물세트는 수온대 상승으로 인한 어획량 감소로 전반적인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특히 굴비는 20~ 25% 이상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청과 선물세트의 주력품목인 사과, 배의 경우 산지의 안정적인 기후로 우수한 상품이 대거 출시되면서 10%가량 가격 하락이 예상된다. 곶감은 작황 호조로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될 전망이다. 매년 설날 인기 선물세트로 자리를 잡고 있는 제주과일(밀감'한라봉'레드향'천혜향)도 충분한 일조량과 따뜻한 기온으로 인해 선물상품용으로 출하량이 늘어 지난해에 비해 가격이 10%가량 하락을 예상하고 있다.
대구백화점 관계자는 "산지 물량의 조기 확보와 발 빠른 영업 전개로 설 특수를 최대한 활용해 매출 신장에 기여하도록 할 것이다"고 했다.
이창환 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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