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에 '수산물분산물류센터'(이하 수산물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수협이 실효성 있는 교통대책을 내놓지 않아 이 일대 교통혼잡이 예상된다. 현재 인근 왕복 4차로 도로는 출퇴근 시간이면 상습 정체가 빚어지는데 수산물센터가 들어서면 혼잡이 가중될 우려가 크다.
수협중앙회는 동구 용계동 1만3천294㎡ 부지에 올 8월부터 내년 10월까지 380억원(국비 50%)을 들여 수산물센터를 지을 계획이다. 지하 1층~지상 5층 규모의 건물엔 냉동창고와 집배송시설, 판매시설, 주차장 등이 들어선다.
수협은 2017년 기준으로 수산물센터의 하루 발생 교통량을 1천68대(진출과 진입 각각 534대)로 보고 ▷사업지 입구 신호 교차로 신설 ▷반야월로 가속차로 설치(폭 3m, 길이 51m) ▷이면도로 폭 확장(폭 8→12m, 길이 80m) 등의 교통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혁신도시와 용계삼거리를 잇는 주요 도로인 반야월로(동촌로 합류 지점~율하교)는 현재도 출퇴근 시간이면 혼잡이 빚어지는데, 수산물센터까지 들어서면 이 일대 차량 체증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수협이 내놓은 대책은 이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수협의 교통대책에 따라 반야월로에 신호 교차로를 설치하면 수산물센터 주차장 입구로 가는 좌'우회전 차로의 정체가 불가피해진다. 편도 2차로 가운데 좌회전(동촌로 합류 지점→율하교) 신호대기 차들이 1개 차로를 차지하고, 우회전(동촌로 합류 지점←율하교) 진입 차로도 편도 2차로로 직진과 겸용이기 때문에 직진 신호를 기다리는 차와 우회전하려는 차가 뒤엉키는 구조다.
더불어 동촌로 합류 지점~율하교 700여m 구간에 버스승강장이 양방향에 4곳이 있어 시내버스가 사람들을 태우고 내리려면 1개 차로를 막고 정차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조정 및 대책이 없어 혼잡을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수협의 반야월로 가속차로 설치와 이면도로 폭 확장 방안도 일부 진출 차들의 소통에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일대 반야월로 정체를 해소하는 데 역할이 크지 않다.
동구청 관계자는 "수협이 밝힌 하루 교통발생량 1천68대는 400가구 규모의 아파트와 맞먹는 수준이다"며 "증가할 교통량이 상당하기 때문에 일대 도로 정체가 우려된다"고 했다.
수협 측은 수산물센터 이용 특성상 교통 혼잡을 유발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용호 수협 대구공판장장은 "도매 이용 차량은 오전 3~8시에 주로 다니기 때문에 교통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고, 소매 이용 차량은 퇴근시간 소통에 다소 영향을 미치겠지만 큰 혼잡은 없을 것"이라며 "추가 차로 확보 등 전문기관의 교통영향평가 용역을 거쳐서 마련한 대책을 바탕으로 구청과 추가 협의를 할 계획이다"고 했다.
서광호 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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